국가산단 후보지 지정 닷새 만에 LH 설계용역 발주
수요 부족 이유로 10곳은 수년째 제자리
정부가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를 호남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해 군공항 이전 사업의 최대 난제인 종전부지 개발비와 분양 문제를 한꺼번에 풀어준 데 이어, 지정 닷새 만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설계용역 발주까지 마치면서 '호남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국가산단 후보지라도 수요 부족을 이유로 수년째 설계조차 못 한 곳이 10곳에 이른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군위군을) 측이 국방부와 LH 등에 확인한 결과, 종전부지 약 250만평의 국가산단 총사업비는 LH 인수가액 5조원과 개발비 4조원을 더해 약 9조원으로 추정됐다. 유상공급 면적 175만평을 기준으로 계산한 조성원가는 평당 약 514만원이다.
이는 2024년 분양한 광주 첨단3지구 산업용지의 평당 분양가 241만원보다 2배 이상 높다. 2020년 분양한 빛그린 국가산단의 평당 77만원과 비교하면 약 6.7배에 달한다.
군공항 이전은 통상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추진된다. 사업시행자가 대체 군공항을 건설해 국가에 기부하고, 국가로부터 종전부지를 넘겨받아 개발·매각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구조다. 개발비 조달과 분양 위험은 원칙적으로 사업시행자가 부담한다. 같은 방식으로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대구시는 사업비 조달과 종전부지 개발·분양 부담을 안고 있다.
강 의원은 "일반적인 군공항 이전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기부재산에 대해 어떻게 종전부지를 마련하고 분양을 하는가"라며 "정부가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를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하면서 종전부지 개발비와 분양을 일거에 해결했다"고 질타했다.
LH가 개발비를 부담하고 반도체 기업 유치를 통해 분양 수요까지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는 취지다.
산업용지 분양가를 낮추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재정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부와 LH는 분양가를 평당 300만~40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원가인 평당 514만원과의 차이를 유상공급 면적 175만평에 적용하면 차액은 약 1조9천950억~3조7천450억원에 이른다. 실제 분양가와 공급 조건에 따라 부담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강 의원 측은 분양가 인하에 따른 손실을 보전할 재원이 마련됐는지, 자치단체와 보조금 지원을 협의했는지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용지 가격을 낮추기 위해 공공 재정이 투입될 경우 그 부담이 국민 세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종전부지 가치 산정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국방부가 지난해 추정한 양여재산 규모는 8조6천700억원이지만, 현재 종전부지의 추정 가치는 5조원이다. 두 금액 사이에는 3조6천700억원의 차이가 난다. 정부여당은 지난달 21일 이 차액을 국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부대양여 방식에서 사업시행자가 부담하던 사업비 부족 위험을 국가가 분담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사업 속도도 다른 국가산단과 차이가 뚜렷하다. LH가 강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LH에 사업 참여를 요청한 국가산단 30곳 가운데 10곳은 '수요 부족으로 사업추진 여건 검토 중'이다. 2023년 3월 지정된 후보지 경북 경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같은 시기 후보지로 지정된 대구 제2국가산단은 2년 4개월여 만인 지난해 9월, 안동 국가산단은 3년 3개월여 만인 지난 7월에야 설계용역이 발주됐다.
반면 호남권 국가산단은 지난 7월 29일 후보지로 지정된 뒤 이튿날 LH에 사업 참여 요청이 갔고, 8월 3일 설계용역이 발주됐다. 2023년 후보지 가운데 설계용역에 들어간 6곳은 용인반도체를 빼면 모두 참여 요청부터 발주까지 1년 넘게 걸렸다.
강 의원은 "높은 산업용지 분양가격을 낮추기 위해 또다시 자치단체 보조금이나 국가재정을 투입한다면 기업 부담을 국민 세금으로 메우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