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7818억…기대치 24% 밑돈 '어닝 쇼크'
증권사 목표가 25만~29만원…목표주가 잇단 상향
AI 냉각·로봇 성장성 주목…"신사업 반영 시점이 관건"
LG전자가 3분기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내놨지만 증권가는 오히려 목표주가를 잇달아 끌어올렸다. 단기 비용과 환율 탓에 수익성이 흔들렸을 뿐 본업 경쟁력은 견조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과 로봇 등 신사업의 성장성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LG전자는 3분기 연결 매출 23조8270억원, 영업이익 781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13.5%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약 1조301억원)를 24% 넘게 밑도는 '어닝 쇼크'였다.
발표 당일 주가는 10.54% 급락했고 이튿날인 8일에도 3.61% 내려 20만500원에 마감했다. 이틀간 낙폭은 13.76%에 이른다. 6월 2일 고점(39만2500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이날 오전 9시36분 현재도 LG전자는 전일 대비 3.04% 하락한 19만4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실적 부진은 단기 요인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연결 자회사 LG이노텍의 실적이 부진했고, 가전 물류비 상승과 전장 사업의 매출 인식 지연이 수익성을 눌렀다. 여기에 냉각솔루션 증설과 연구개발 인력 충원, 로봇 투자 등 미래 성장을 위한 비용도 이익을 압박했다.
다만 연결 실적 부진을 본업 경쟁력 약화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DB증권은 LG이노텍을 제외한 별도 영업이익을 7012억원으로 추정하며 기존 예상치(7200억원)에 대체로 부합했다고 봤다. 프리미엄 가전과 구독 사업이 수요를 방어했고 TV·정보기술 사업도 프리미엄 비중 확대와 웹OS 성장, 비용 효율화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펀더멘털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증권가는 중장기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6% 낮춘 4조1930억원으로 제시한 반면 내년 전망치는 8% 올린 4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냉각솔루션 매출 확대와 TV·미디어 사업의 수익성 안정화를 반영한 결과다.
목표주가 상향도 잇따랐다. 유안타증권은 LG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28만원으로, 다올투자증권은 24만원에서 27만원으로 높였다. DB증권은 24만5000원에서 26만5000원으로, 삼성증권은 21만원에서 25만원으로, KB증권은 24만5000원에서 26만원으로 각각 올렸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18만원에서 29만원으로 61% 상향해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바 있다.
재평가의 중심에는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이 있다. 북미 5GW 규모 데이터센터 공급 계약 등을 반영하면 올해 신규 수주가 3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연말 수주잔고가 최대 3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고, 삼성증권은 관련 매출이 올해 약 1조원에서 2년 안에 5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품목이 넓어지는 점도 증권가가 주목하는 성장 포인트다. 냉수를 공급하는 칠러에 더해 공조기와 냉각수 분배장치(CDU)까지 공급 범위가 확대되면 같은 규모의 데이터센터에서도 매출을 더 늘릴 수 있다. 고객군도 대형 기술기업에서 데이터센터 인프라 개발사 등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사업의 이익이 안정화되는 가운데 냉각솔루션 매출 성장이 본격화되면 이익 증가뿐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멀티플 재평가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축은 로봇이다. 증권가는 로봇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는다. LG전자는 양재 데이터팩토리에 로봇 200대를 투입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고효율 설계와 기존 방열 기술 활용 등 기술적 강점을 보유한 만큼 AI 데이터센터에 이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다. 신사업의 실적 반영 시점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냉각솔루션이 내년 하반기부터 실적에 본격 기여할 것이란 의견과 유의미한 기여는 2028년에야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선다. 수주가 쌓여도 증설과 인력 확충 비용이 먼저 나가는 구조인 만큼 본업 수익성을 지키며 이 수주를 얼마나 빨리 매출로 바꿔내느냐가 주가의 관건으로 남았다는 평가다.
이종욱 연구원은 "제품 경쟁력과 매출 성장, 신사업 확장이라는 보다 중요한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다"며 "3분기 실적으로 단기 이익의 바닥을 확인한 만큼 이제는 신사업의 매출 확대가 주가에 반영될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