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입주 올림픽파크포레온, 다음 달 첫 2년 전세 만기 퇴거대출 한도 1억원·갱신권 2년에 '1년짜리 반값 전세' 편법 확산
2024년 11월 입주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에서 집주인 상당수는 직접 들어가는 대신 전세를 놓고 잔금을 치렀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실거주 의무를 최장 3년 뒤로 미룰 수 있게 한 주택법 개정 덕이었다. 그 전세 계약이 다음 달부터 2년 만기를 맞는다.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주고 들어가야 하지만 돈 빌릴 길은 좁아졌고, 세입자는 2년 더 살겠다고 할 수 있다. 법이 만든 유예가 법이 만든 충돌로 돌아오고 있다.
◆ 3년 유예가 만든 1년의 시차
국회는 2024년 2월 분상제 아파트의 실거주 의무 시작 시점을 '최초 입주 가능일'에서 '입주 후 3년 이내'로 늦추는 주택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잔금이 모자란 수분양자가 일단 전세를 놓고 나중에 들어갈 수 있게 길을 터 준 조치다. 당시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실거주 3년 유예 적용 대상은 전국 77개 단지 4만9766가구였다.
문제는 전세의 기본 단위가 2년이라는 점이다. 입주 때 2년 전세를 놓으면 만기는 유예 시한보다 1년 먼저 돌아온다. 세입자가 갱신권을 쓰면 계약은 2년 더 이어져 유예 시한을 넘긴다. 한 부동산 경제연구소 소장은 "3년 유예는 어중간한 기간이다. 2년 계약 후 2년 더 살겠다는 세입자와 3년 유예 종료로 입주해야 하는 집주인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첫 사례다. 일반분양 4786가구에 2년 실거주 의무가 걸려 있고, 2024년 11월 입주 뒤 체결한 전세가 다음 달부터 차례로 끝난다. 집주인이 들어가려면 늦어도 내년 11월 전에는 세입자를 내보내야 한다.
◆ 보증금 돌려줄 대출, 한도는 1억원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려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이때 쓰는 전세퇴거자금대출은 금융당국 분류상 생활안정자금이다. 지난해 6월 금융위원회는 수도권 규제지역 주택을 담보로 한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묶었다. 보증금이 수억원대인 서울 신축에서는 턱없이 모자란 액수다.
여기에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전면 적용되고, 수도권은 2단계 스트레스 DSR로 한도가 더 깎인다. 서울에서는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금 명목으로 5500만원을 빼고 대출을 계산하는 방공제까지 더해진다. 금융위는 지난 8월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도 제한해 갭투자성 대출 관리를 강화했다.
결국 전세금으로 잔금을 냈던 집주인은 자기 돈으로 보증금 대부분을 메워야 한다. 입주 때 돈이 없어 전세를 놓은 사람이 2년 만에 그 돈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 세입자가 2년 더 살겠다면
세입자는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 집주인은 본인이나 직계존비속이 실제 살 경우에만 이를 거절할 수 있다. 대법원은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는 집주인이 거주 의사를 직접 입증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갱신을 거절해 놓고 돈이 안 돼 다시 전세를 놓으면 세입자와의 분쟁은 물론 거주 의무 위반 문제가 생긴다. 반대로 갱신을 받아 주면 유예 시한을 넘긴다. 시행령은 입주 준비가 필요한 경우 3년이 되는 날부터 90일까지만 더 인정한다. 위반하면 징역이나 벌금형에 더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집을 되사가는 환매 처분이 따른다.
◆ '1년짜리 반값 전세'의 함정
그래서 나온 편법이 1년 단기 전세다. 2년 만기 세입자를 내보내고 1년만 살 세입자를 들여 유예 시한에 맞추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올라온 지난 8월까지의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신규 전세 계약을 보면 남은 기간에 따라 보증금이 8억5000만원에서 16억원까지 갈렸다. 1년만 살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이 값을 절반 가까이 낮춘 결과다.
그러나 주택임대차보호법은 2년 미만 계약도 2년으로 본다. 1년 특약을 맺어도 세입자가 2년을 주장하면 집주인은 막을 수 없다. 단기 계약은 세입자만 깰 수 있고 집주인은 지켜야 하는 구조다. 세입자 마음이 바뀌면 집주인은 다시 유예 시한을 넘긴다.
◆ 내년 초 실태조사, 열에 여섯은 경기
국토부는 유예 만기가 돌아오는 분상제 주택을 전국 약 8만가구로 추산한다. 국토부가 2024년 2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낸 시도별 집계를 보면 열에 여섯이 경기도 물량이고, 인천과 서울이 뒤를 잇는다. 광명과 동탄2, 파주 운정 등 공공택지 단지는 거주 의무가 최장 5년으로 민간택지보다 길다.
국토부는 내년 초 통신·카드 자료를 대조해 실제 거주 여부를 들여다보는 실태조사에 나선다. 위장전입을 집중 점검한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첫 2년 전세 계약은 다음 달 27일부터 만기를 맞는다. 초기 유예 단지인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의 3년 시한은 내년 2월 끝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