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항일 같아도 면세…판매자 같고 결제일 같으면 합산 플랫폼·배대지 임의 합포장 땐 운송장 1건으로 묶여 과세
11월은 해외직구 달력에서 가장 붐비는 달이다. 11일 중국 광군제, 27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잇따라 열린다.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에 기억할 숫자는 하나다. 미화 150달러. 이 선을 넘는 순간 초과분이 아니라 물건값 전체에 세금이 붙는다. 같은 날 입항했다는 이유로 세금을 매기던 규정은 사라졌지만, 판매자가 상자를 하나로 묶으면 면세는 없던 일이 된다.
◆ 통관 100건 중 99건은 세금 없이
관세청 집계로 2025년 전자상거래 물품 수입통관은 1억8593만건이다. 이 가운데 99%가 세금 없이 통관됐다. 세금을 낸 건은 100건에 1건꼴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대부분의 직구가 150달러 안에서 이뤄진다.
같은 해 수입금액은 60억달러를 조금 넘었고, 건수 기준으로 열에 여덟 가까이가 중국에서 왔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같은 중국 플랫폼이 직구의 주 통로가 됐다는 얘기다. 국가데이터처 온라인쇼핑동향조사로 본 2025년 해외직접구매액은 8조원을 넘었다.
◆ 배송 늦어 같은 날 들어와도 면세
입항일이 같은 물품을 묶어 과세하던 규정은 2022년 11월 고시 개정으로 사라졌다. 관세청은 수입통관 사무처리에 관한 고시 제68조에서 '입항일이 같은 2건 이상' 조항을 삭제했다. 그해 상반기 관세청 고객지원센터에 들어온 직구 민원 3만8000건 가운데 1856건이 해외직구 합산과세 관련이었다. 스무 건에 한 건꼴이다.
관세청이 든 사례는 이렇다. 12월 6일 중국에서 의류를 150달러어치 사고, 10일에 완구를 100달러어치 샀다. 배송이 밀려 두 상자가 26일 같은 날 들어왔다.
개정 전에는 두 건을 합쳐 7만원의 세금이 붙었다. 개정 후에는 구매일이 다르므로 각각 면세다. 해외 판매자가 같아도 결제한 날짜만 다르면 같은 날 입항해도 합산하지 않는다. 관세청은 "현장 민원을 반영해 고시를 개정한 만큼 합리적인 과세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 그래도 합산되는 두 경우
사라진 건 입항일 기준뿐이다. 고시 제68조에는 합산 조항이 두 가지 남아 있다. 첫째, 같은 판매자에게 같은 날 산 물건을 면세 범위로 나눠 들여오는 경우다. 둘째, 하나의 선하증권(B/L)이나 항공화물운송장(AWB)으로 들어온 물건을 쪼개 통관하는 경우다.
반대로 판매자가 다르면 같은 날 결제해도 합산하지 않는다. 운송장만 다르면 입항일이 겹쳐도 각각 면세다. 광군제 당일에 여러 판매자 물건을 사는 건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한 판매자에게 하루에 몰아 사는 게 문제다.
한 관세법인 관세사는 "물품을 각각 다른 날에 주문하였더라도, 단일 화물운송장(B/L)으로 반입되는 경우 전체 물품에 대하여 150달러 초과 여부를 판단하여 면세통관 여부를 결정하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 쪼개 결제했는데 플랫폼이 한 상자에
소비자가 손쓸 수 없는 지점이 바로 운송장이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에서 날짜를 달리해 80달러씩 두 번 결제했는데, 플랫폼이 물류 효율을 이유로 한 상자에 묶어 운송장 1건으로 보낸 사례가 관세청 고객지원센터에 접수됐다. 세관은 160달러짜리 한 건으로 보고 세율 20% 안팎의 관세와 부가세를 매겼다.
미국 쇼핑몰도 예외가 아니다. 배송대행지에서 110달러와 100달러짜리를 각각 다른 날 결제한 뒤 배송비를 아끼려 합배송을 신청한 소비자는 210달러로 한도 200달러를 넘겨 4만원이 넘는 세금을 냈다. 결제를 나눠도 상자를 합치면 소용이 없다.
방어법은 단순하다. 플랫폼에서 묶음배송 옵션이 보이면 끄고, 배송대행지에서 합배송을 신청하기 전 두 물건의 합계를 먼저 계산한다. 같은 판매자 물건은 하루 걸러 결제한다. 판매자가 임의로 합포장하는 일을 막을 수단이 소비자에게 없는 만큼, 애초에 한 판매자에게 한도 가까이 몰아 사지 않는 게 안전하다.
◆ 150달러 역산 공식
면세 판단에 쓰는 '물품가격'은 결제 화면의 상품값이 아니다. 물건값에 현지 세금과 현지 내륙 배송비를 더한 금액이다. 한국까지 오는 국제운송료는 여기서 뺀다. 상품값이 145달러여도 현지 세금과 내륙운임을 얹어 150달러를 넘기면 면세가 아니다.
넘기면 계산 방식이 바뀐다. 초과분만 과세하는 게 아니라 물건값 전체에 국제운임까지 더한 총과세가격에 세금을 매긴다. 150달러에서 1달러만 넘어도 151달러어치 전부에 운임을 더해 세금이 붙는다.
미국발 200달러 한도도 조건이 있다. 목록통관 물품에만 적용되며,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처럼 목록통관에서 빠지는 물품은 미국에서 와도 150달러가 기준이다. 결제 전 관세청 해외직구물품 예상세액 조회시스템에서 세금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