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검률 28.1%…4분기에 열에 넷, 12월에 다섯 중 하나 몰려 직장인은 회사 통해 EDI 신청, 지역가입자는 앱·1577-1000으로 이월
올해 국가건강검진 대상자는 만 20세 이상 짝수년도 출생자다. 그런데 상반기가 끝난 6월 말 기준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28.1%에 머물렀다. 암검진은 그보다 낮은 22.6%였다. 남은 열에 일곱이 하반기, 그것도 연말에 검진기관으로 몰린다는 뜻이다.
◆ 해마다 반복되는 12월 쏠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4년 건강iN 안내자료를 보면 연간 수검자의 약 40%가 4분기에 검진을 받는다. 12월 한 달에만 약 20%가 몰린다. 한 해 검진의 다섯 건 중 하나가 마지막 한 달에 이뤄지는 셈이다.
검진기관 예약은 이때 포화 상태가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연말에는 평소보다 수검자가 밀려 예약과 검진이 힘들 수 있어 질병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해 미리 검진받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 종합건강검진 기관도 11~12월 집중을 피해 10월에 기본 국가검진을 받고 개인별 보완 검사를 더하라고 권한다.
쏠림이 심한데도 수검률은 제자리다. 2024년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75.6%로 전년보다 소폭 떨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실이 2024년 국정감사 때 제출받은 자료로는 건강보험 가입자 가운데 4년 동안 검진을 한 번도 받지 않은 사람이 1천277만명에 이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12월 30일 공개한 2024 건강검진 통계연보를 보면 2024년 일반건강검진 대상자는 2천318만2천명으로 전년보다 0.8% 늘었다. 이 가운데 실제로 검진을 마친 사람은 1천751만7천명이다. 같은 연보에서 국가 암검진 수검률은 60.2%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올랐다. 대상자가 해마다 불어나는 동안 수검률은 일반검진은 내려가고 암검진은 1%포인트도 못 되게 오른 셈이어서, 연말 검진기관 창구에 몰리는 인원은 줄지 않는다.
◆ 과태료, 누가 얼마나 무는가
연말이면 "12월 넘기면 과태료"라는 말이 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과태료 근거는 산업안전보건법이다. 직장가입자만 해당한다. 지역가입자와 피부양자는 이 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기한을 넘겨도 과태료가 없다.
직장인도 대상자 모두에게 부과되는 것이 아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은 검진을 실시하지 않은 사업주에게 근로자 한 명당 1차 10만원, 2차 20만원, 3차 이상 30만원을 물린다. 법이 정한 상한은 1천만원이다.
근로자 본인에게 과태료가 가는 경우는 따로 있다. 회사가 검진을 안내했는데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했을 때다. 이때는 근로자에게 1차 5만원이 부과되고, 반복되면 15만원까지 오른다. 회사가 한 해 두 차례 이상 서면이나 메일로 안내하고 독촉한 기록을 남겼다면 사업주 과태료는 면제되고 거부한 근로자만 책임을 진다.
직장가입자 가운데 비사무직은 출생연도와 상관없이 매년 검진을 받아야 한다. 사무직은 2년마다 대상이 된다. 올해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비사무직 근로자라면 회사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 쪽 과태료에도 법정 상한이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75조는 근로자가 자기 책임으로 건강진단을 받지 않은 경우 과태료 상한을 300만원으로 정해 놓았다. 사업주 과태료의 근거인 같은 법 제175조 제4항 제7호와 나란히 놓인 조항으로, 검진 거부를 되풀이하는 근로자는 이 한도 안에서 개인이 물어야 한다. 사업주 쪽 한도보다 낮다고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회사가 안내와 독촉 기록을 갖춰 둔 뒤에는 과태료 부담이 오롯이 본인 몫이기 때문이다.
◆ 12월 예약이 안 잡힌다면
예약이 마감돼 올해 안에 받지 못하더라도 국가건강검진 연장신청을 활용하면 길이 있다. 공단은 당해 연도 미수검자를 다음 해 1월부터 '전년도 미수검자 추가 등록'으로 받는다. 등록하면 이듬해에 올해분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신청 창구는 가입 자격에 따라 다르다. 직장가입자는 본인이 직접 할 수 없다. 소속 사업장 담당자가 공단 EDI나 팩스로 추가 등록을 넣는다. 연말에 예약을 못 잡은 직장인이 1월에 회사 인사팀에 미수검자 등록을 요청해 기한을 넘긴 사례가 공단 안내에도 실려 있다.
지역가입자와 피부양자는 본인이 바로 신청한다. The건강보험 앱이나 공단 홈페이지에서 전년도 미수검 항목을 고르면 된다. 전화는 1577-1000이다.
넘긴 검진에도 기한이 있다. 공단 건강검진 실시기준을 보면 전년도 미수검자가 추가 등록한 일반검진은 이듬해 12월 31일까지 받아야 한다. 이 날짜가 지나면 전년도분 검진은 받을 수 없다. 추가 등록을 했다고 안심하고 이듬해 연말까지 다시 미루면 올해 겪은 12월 쏠림을 그대로 한 번 더 만나게 된다.
◆ 암검진은 넘기기 전에 따져 볼 것
일반검진과 암검진은 연기 규정이 다르다. 보건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위암, 유방암처럼 2년 주기 암검진은 연기 신청이 된다. 반면 1년 주기인 대장암은 이듬해 기본 대상에 자동으로 포함되므로 따로 넘길 이유가 없다.
공단은 암검진을 연기할 경우 본인부담금 지원 같은 일부 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고 안내한다. 올해 건강보험료가 지역 6만원, 직장 12만7천500원 이하인 가입자는 암검진비를 전액 지원받는데, 넘긴 뒤에도 같은 조건이 유지되는지는 신청 전에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다. 공단 건강검진실과 의료계는 검진을 미루면 암 같은 중증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시기를 놓쳐 예후가 나빠질 위험이 커진다고 본다. 2024년 수검자 가운데 정상 판정은 39.1%에 그쳤다. 나머지는 질환이 의심되거나 이미 질환을 갖고 있었다.
국가암검진 대상 자체도 짚어 둘 필요가 있다. 암관리법 시행령이 정한 국가암검진 대상은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6가지다. 검진비는 건강보험료 기준 하위 50% 가입자에게 전액 지원되고, 상위 50%는 공단 안내대로 검진비의 10%를 본인이 낸다. 연기 신청을 하기 전에 자신이 6가지 가운데 어느 암 검진 대상인지, 본인부담이 있는 쪽인지부터 가려 두면 넘긴 뒤 혜택이 달라지는 일을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