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7도 밑이면 제동거리 2배… 눈 안 와도 굳는 서머 타이어

입력 2026-10-11 12: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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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 굳는 기준 7도, 11월 들어서면 아침마다 넘나든다 독일은 M+S만으론 겨울 주행 금지, 국내는 의무 규정 없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타이어가 겨울을 느끼는 기준은 눈이 아니라 온도다. 아침 기온이 영상 7도 밑으로 내려가면 여름용과 일반 사계절 타이어의 고무는 플라스틱처럼 단단해진다. 노면이 말라 있어도 접지력은 이미 떨어져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대한타이어산업협회가 겨울용 타이어 장착 기준으로 삼는 온도가 바로 이 7도다.

◆ 눈보다 기온이 먼저 온다

타이어 고무는 온도에 따라 성질이 바뀐다. 일반 컴파운드는 영상 7도 아래에서 탄성을 잃고 굳기 시작해 노면을 움켜쥐는 힘이 줄어든다. 윈터 타이어는 낮은 온도에서도 말랑함을 유지하도록 배합한 고무를 쓴다.

강원 산간과 경기 북부는 10월 말이면 최저기온이 이 선 아래로 내려간다. 기상청 관측으로 수도권 평지보다 2~3주 빠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11월 들어 아침 기온이 7도 밑으로 떨어지는 시기를 겨울철 타이어 교체와 점검 권고 기간으로 잡고 있다.

◆ 눈길에서 2배, 빙판에서 7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2024년 겨울 실시한 비교 시험에서 시속 40km로 눈길을 달리다 급제동했을 때 윈터 타이어는 18.49m 만에 멈췄다. 사계절 타이어는 37.84m가 필요했다. 두 배 차이다. 빙판길에서는 시속 20km에서도 윈터 쪽이 14% 짧게 섰다.

노면 자체의 위험은 더 크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2025년 초 시험에서 승용차가 시속 30km로 달리다 빙판에서 멈추는 데 걸린 거리는 10.7m로, 마른 노면의 7.1배였다. 버스는 시속 60km 빙판에서 118.7m를 밀려 나갔다.

◆ 고속도로 결빙 사고 치사율 4.5배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말 내놓은 최근 5년 통계로 도로 결빙 교통사고는 4천112건, 사망자는 83명이다. 열에 여덟은 12월과 1월에 몰렸다. 사고 건수에 비해 사망이 많다는 점이 결빙 사고의 특징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의 2019~2023년 분석에서 고속국도 결빙 사고 치사율은 100건당 18.7명으로, 결빙이 아닌 사고의 4.5배였다. 사고 셋 중 하나는 오전 6~10시 출근길에 났고, 기온이 올라 살얼음이 녹는 낮 12시~오후 2시에 치사율이 가장 높았다.

눈이 많이 와야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출고용 고성능 서머 타이어를 단 후륜구동차가 초겨울 살얼음 언덕에서 조향을 잃고 방호벽을 들이받은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2024년 11월 말 서울에 28.6cm 눈이 내렸을 때는 서머 타이어 차량들이 평지에서 헛돌며 길을 막았다.

◆ M+S와 3PMSF, 각인 하나의 차이

타이어 옆면의 'M+S'는 진흙과 눈을 뜻하지만 성능 보증이 아니다. 미국고무제조업협회 기준으로 트레드 홈 비율만 맞으면 새길 수 있고 실차 시험은 거치지 않는다. 눈 결정이 그려진 산 모양의 '3PMSF' 마크는 다르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 규정에 따라 다져진 눈길에서 실차 견인력 시험을 통과해야 붙일 수 있다.

국내 산업통상자원부 고시도 이 마크가 붙은 제품을 겨울용 타이어로 인정한다. 유럽은 한발 더 나갔다. 독일은 2024년 10월부터 겨울 도로에서 M+S만 새겨진 타이어로 달리는 것을 금지했고, 눈길에서 적발되면 60~100유로 벌금을 매긴다. 스웨덴은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승용차에 3PMSF 장착을 의무화했다. 한국 도로교통법에는 겨울용 타이어 장착 의무 조항이 없다.

◆ 윈터냐 올웨더냐

윈터 타이어는 겨울 성능이 가장 확실하지만 봄가을마다 갈아 끼워야 한다.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 안내로 장·탈착과 보관 비용은 회당 10만~20만원이다. 보관할 곳이 없는 도시 운전자에게는 돈보다 번거로움이 더 큰 벽이다.

올웨더는 사계절 타이어에 3PMSF 인증을 더한 제품이다. 한 해 내내 끼고 다니면서 눈길 견인력을 인증받았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7월 3PMSF 전용 브랜드 웨더플렉스 GT를 국내에 내놨다. 고르는 요령은 간단하다. 옆면에서 M+S가 아니라 눈 결정 산 마크를 찾으면 된다.

다만 만능은 아니다. 타이어 업계 연구진은 올웨더 타이어가 눈길 견인력은 우수하지만 여름철 뜨거운 노면에서 고속 주행할 때 소음과 마모가 일반 사계절 타이어보다 다소 높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