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8월 공급액 1조9272억원, 서울 비중만 49.9%…지역 기업 부재가 구조적 한계
올해 1~8월 증권사가 중소·벤처기업에 공급한 자금 1조9272억원 중 70%가 수도권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지역 벤처기업 현황 및 지원정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벤처기업 3만8369곳 가운데 65.4%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투자 대상 기업 자체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구조가 자금 쏠림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증권사의 중소·벤처기업 자금 공급액은 1조9272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공급액 1조4501억원보다 33% 많다. 대출과 지분·전환사채(CB) 투자를 합산한 수치이며, 부동산 관련 대출은 제외한 '생산적 금융' 성격의 자금이다.
이 중 서울·경기·인천 기업에 공급된 자금은 1조3419억원으로 전체의 69.6%를 차지했다. 서울 기업에만 9624억원이 몰려 전체의 49.9%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서울 공급액 4792억원의 2배를 웃도는 규모다.
수도권 비중은 2023년 73.4%에서 2024년 71.2%, 2025년 56.1%로 낮아졌다가 올해 다시 69.6%로 반등했다. 지난해 비중이 낮았던 것은 부산 소재 기업 4곳에 대한 대형 대출 거래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수도권에서는 광주가 1119억원(5.8%)으로 가장 많았지만, 공급액의 94%가 기업 2곳에 대한 대출이었다. 대전은 670억원(3.5%)으로 비중이 높지 않았으나, 2023년 이후 공급액의 89%가 벤처기업에 돌아가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기술기업 중심으로 자금이 흘렀다. 지분·CB 투자 기업 수도 37개사로 비수도권에서 가장 많았다. 충남·경남은 각 4.0%, 충북 3.5%, 부산 2.3% 순이었다.
수도권 벤처기업 비중은 2021년 62.1%에서 2022년 64.8%, 2023년 65.2%, 2024년 65.5%로 꾸준히 늘었다. 투자 대상 기업의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는 한 자금 쏠림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 상장·회수시장 접근성이 수도권 중심으로 형성된 탓에 지역 벤처기업이 창업 이후 스케일업(확장) 단계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에는 지역 예금을 지역으로 돌려주는 지역재투자 평가 제도가 있지만,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에는 지역 기준이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의 모험자본 투자는 늘고 있는데, 지역에 투자할 만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라며 "지역에도 기술기업들이 성장하면 기업의 선택지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배 의원은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더라도 기업의 수도권 집중 구조를 바꾸지 못하면 생산적 금융의 성과가 지역에 고르게 돌아가기 어렵다"며 "정부는 비수도권 기업의 성장 기반을 확충하고, 금융투자업계의 지역 투자 확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