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수수료 요율표는 상한…부가세 10%, 간이과세 중개업소는 4%만

입력 2026-10-10 18: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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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법 "상한 이내 협의"…확인설명서 보수 칸은 계약 전 서명 간이과세 기준 1억400만원…10% 받으면 초과보수 위반, 국토부 해석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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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소 벽에 붙은 부동산 중개수수료 요율표에는 거래금액 구간마다 퍼센트가 적혀 있다. 많은 의뢰인이 그 숫자를 '정가'로 읽고, 거기에 부가세 10%까지 얹어 낸다. 그러나 공인중개사법은 그 숫자를 '한도'라고 부른다. 한도 안에서 얼마를 낼지는 의뢰인과 중개사가 정한다. 부가세도 중개업소가 어떤 과세 유형인지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폭이 다르다.

◆요율표의 숫자는 '여기까지'라는 뜻

공인중개사법 제32조는 중개보수를 한도 안에서 의뢰인과 협의해 정하도록 규정한다. 시행규칙 별표에 적힌 요율은 그 한도다. 주택 매매 2억~9억원 구간은 0.4%가 상한이고, 금액이 커질수록 상한도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전세·월세도 별도의 상한표가 있다.

이 상한표는 전국이 사실상 같다. 서울·경기·부산 등 시·도 조례는 국토교통부 시행규칙의 요율을 그대로 준용한다. 지난 8월 시행된 개정 시행규칙은 주거용 오피스텔도 상한 이내에서 협의해 정하도록 명문화했다. 상가·토지 같은 비주거용 역시 상한 이내 사전 협의가 원칙이다.

◆도장 찍기 전에 '보수 칸'을 먼저 채운다

협의의 시점이 중요하다.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중개보수 금액과 산출 내역을 적는 항목이 있고, 계약서를 쓰기 전에 이를 협의해 서명하도록 돼 있다. 잔금을 치르는 자리에서 뒤늦게 요율을 깎자고 나서면 서류 처리와 입주 과정에서 감정 대립이 생기기 쉽다. 가계약 단계에서 요율을 못 박아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한도를 넘기면 단속 대상이다.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은 성남시 수정구에서 단독주택 매매를 중개하며 법정 한도 357만5천원의 두 배 가까운 700만원을 받은 중개업소를 적발했다. 반대로 할인은 중개사의 자유다. 서울 송파구에서는 자발적으로 수수료를 깎아 온 중개사에게 공인중개사협회 지회장이 광고를 내리라고 압박했다가 송파구청의 행정지도 권고를 받았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그런 광고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권한도 사실은 없는 거고, 어느 정도의 강요하는 발언을 한 것인지에 따라서 업무방해가 될 수 있겠죠"라고 말했다.

◆부가세 10%는 '일반과세자'만 받는다

부가가치세법상 일반과세자인 중개사는 보수의 10%를 부가세로 별도 청구하고 세금계산서를 끊는다. 문제는 간이과세자다. 2024년 7월 시행령 개정으로 간이과세 기준은 연 매출 1억400만원 미만으로 올랐고, 그만큼 간이과세 중개업소도 늘 수 있는 구조다.

간이과세자의 세금은 업종별 부가가치율로 계산한다. 부동산 중개업의 부가가치율은 40%여서 실제 세율은 4% 수준이다. 연 매출이 4800만원에 못 미치면 부가세 납부 의무 자체가 없고 세금계산서도 발급할 수 없다. 이런 업소가 10%를 요구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

대법원은 별도 약정이 없는 부가세는 세법에 따라 계산한 금액만 청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4월 유권해석에서 간이과세 중개사가 일반과세율인 10%를 징수하면 초과보수 금지 위반이라고 못 박았다. 한국소비자원에도 간이과세 중개업소가 부가세 10%를 요구했다가 전액 돌려준 사례가 있다.

◆4%면 2만7400원, 10%면 6만8500원…업무정지 3개월

제재는 실제로 내려졌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 재결례를 보면 한 간이과세 중개사는 4%로 계산하면 2만7400원인 부가세를 10%인 6만8500원으로 청구했다가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중개사는 취소를 구했지만 초과수수 위반이 인정됐다.

확인 방법은 간단하다. 국세청 홈택스 사업자등록상태조회에 중개업소 사업자등록번호를 입력하면 로그인 없이 과세 유형이 나온다. 실제로 10% 부가세를 요구받은 의뢰인이 홈택스에서 간이과세자임을 확인하고 4%로 정산한 사례도 있다. 중개업은 10만원 이상 거래에 현금영수증을 의무 발급해야 하므로 영수증 요구도 당연한 권리다.

◆업계 "권리분석 책임·공동중개 비용 반영해야"

중개업계의 반론도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공동중개 때 상대 업소와 나누는 비용, 권리분석을 잘못했을 때 지는 책임을 감안하면 상한 청구가 정당하다고 본다. 간이과세자라도 매입세액 공제가 제한돼 실제 비용 부담이 있고, 당사자가 합의하면 10%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편다. 거래 절벽 속에 일률적인 할인 요구가 생존을 위협한다는 호소도 함께 나온다.

다만 분쟁으로 번지면 시간이 걸린다. 김재섭 의원실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보면, 소비자분쟁조정 평균 처리기간은 122.8일로 법정기한의 네 배에 달했다. 계약 전 협의와 사업자번호 조회가 사후 분쟁보다 빠른 이유다. 국토교통부는 11월 중개보수 준수 여부를 포함한 하반기 합동 단속을 예고했다.

서울의 한 법률 전문가는 "상한을 넘지 말라는 의미로 그보다 적은 금액을 협의해 거래하는 것은 상관이 없다.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는 공인중개사가 중개수수료의 최대한도 금액을 청구하는 경우인데, 중개수수료는 협의로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