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청약 합산 3점·자녀 통장 5년 인정, 청약 가점 셈법

입력 2026-10-10 21: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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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가입기간 절반 인정, 가입기간 점수 상한은 17점 만 14세 가입 자녀 성년 되면 7점…중복 당첨은 선접수만 유효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청약통장을 깨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올해 1~7월 전국에서 해지된 청약통장은 새로 가입한 통장보다 33만좌 가까이 많았다. 그런데 10대 이하 통장만은 거꾸로 10만좌 늘었다.

이 역주행의 배경에는 2024년 봄 바뀐 청약 규칙이 있다. 부부 청약 합산으로 가점이 오르고, 자녀 통장은 중학생 때 쌓은 기간까지 인정받는다. 맞벌이 부부와 학부모가 챙겨야 할 셈법을 정리했다.

◆ 배우자 통장, 절반만 쳐서 최대 3점

민영주택 일반공급 가점제에서는 배우자 청약통장 가입기간의 절반을 본인 점수에 더한다. 2년 넘은 통장이면 3점을 다 받고, 그보다 짧으면 한두 점에 그친다.

국토교통부가 든 예시는 이렇다. 본인 통장 점수가 7점인 사람이 배우자 통장을 합치면 10점이 된다. 혼자 넣을 때보다 세 점 높고, 커트라인 앞뒤에서 당락이 갈리는 폭이다.

다만 가입기간 항목의 만점은 17점으로 묶여 있다. 본인이 15년 넘게 부어 이미 만점이라면 배우자 통장을 합쳐도 한 점도 늘지 않는다. 오래 든 통장일수록 합산 실익을 먼저 따져야 한다.

◆ 같은 단지에 부부가 각각 넣어도 된다

부부가 한 단지에 따로 청약하는 길도 열렸다. 남편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아내는 생애최초 특별공급으로 동시에 접수하는 식이다. 예전에는 둘 다 당첨되면 둘 다 부적격이 됐다.

지금은 접수 시각이 빠른 쪽 한 건만 당첨으로 인정한다. 분 단위까지 같으면 생년월일이 앞선 사람이 당첨자다. 뒤에 접수한 배우자는 당첨이 취소되지만 통장은 그대로 살아 있고 부적격 제한도 받지 않는다.

그래서 접수 순서가 전략이 된다. 분양업계에서는 자격이나 가점이 더 유리한 통장을 반드시 먼저 접수하라고 조언한다. 배우자가 혼인 전에 집을 가졌거나 당첨된 적이 있어도 본인의 특별공급 자격에는 영향이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혼보다는 배우자가 있고 신생아가 있는 가정에 가점이나 특별공급이 적용되기 때문에 분양 시장의 당첨 확률이 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에게는 소득 문턱도 달라졌다. 국토교통부가 2024년 3월 개정한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을 보면 공공주택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있는 맞벌이 가구의 합산 연소득 기준은 약 1억6천만원이다. 종전 기준은 1억2천만원이었다.

◆ 중2 자녀 통장, 성년 되면 바로 7점

미성년 자녀의 통장 납입 인정기간은 최대 5년(60회)으로 늘었다. 종전 2년의 두 배 반이다.

만 14세에 가입해 꼬박 채우면 성년이 되는 순간 가입기간 점수 7점을 손에 쥔다. 그대로 이어 가면 만 29세에 가입기간 만점에 닿는다.

인정되는 납입 총액 한도도 두 배 넘게 올라 600만원이 됐다. 월 납입 인정액은 2024년 11월부터 25만원으로 올랐다. 부모가 자녀 몫으로 넣어 줄 수 있는 금액도 그만큼 커졌다.

이 대목이 논란거리다. 청년 주거 시민단체 등에서는 자녀 통장을 일찍 채워 줄 여유가 있는 집일수록 유리해지는 '부모 찬스' 격차를 지적한다.

◆ 동점이면 추첨 대신 통장 오래 든 사람

가점이 같을 때 추첨으로 뽑던 방식은 사라졌다. 지금은 청약통장을 더 오래 가진 사람이 먼저 당첨된다. 부부 합산과 자녀 조기 가입으로 벌어지는 한두 점이 예전보다 무겁게 작동하는 이유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개편이 청약통장을 계속 보유하고 새로 가입하는 유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떠나는 3040, 들어오는 10대

현장은 정부 기대와 엇갈린다. 정희용 의원실이 지난 8월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연령별 가입·해지 현황을 보면 올해 1~7월 30대 통장은 10만좌 넘게 줄었다. 전체 가입자 수도 5년 전보다 200만명 넘게 적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고분양가 여파로 3040 실수요층의 해지가 늘어 가입 유인책의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통장을 깨는 부모 세대와 통장을 새로 여는 자녀 세대가 한집에 공존하는 셈이다.

한 청약 컨설팅업체 대표는 "청약통장 보유 기간에 따른 부부의 점수가 합산되면서 청약 점수가 전반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결국 미달이 됐던 단지는 청약 시장에서 인기가 하락하는 등 청약 시장의 양극화도 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해지 규모 자체도 작지 않다. 같은 자료에서 올해 1~7월 전국에서 해지된 청약통장은 216만5천좌에 이른다.

수도권만 따로 보면 이탈 폭이 더 또렷하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8월 청약홈 가입 현황으로 집계한 수도권 청약통장 가입자는 올해 1월 말 이후 7월 말까지 24만1천853명 줄었다. 반년 만의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