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기준 7000만→8000만원, 한도 750만→1000만원으로 확대 '공제 금지' 특약 무효…전입신고 없는 기간은 한 푼도 못 받아
이달 말 국세청 홈택스에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가 열린다. 올해 월세로 산 직장인이 가장 먼저 눌러 봐야 할 항목은 '월세액 세액공제'다. 대상 소득은 총급여 8000만원까지, 인정 월세는 한 해 1000만원까지 넓어졌는데 집주인 눈치에 신청조차 못 하는 세입자가 여전히 많다. 공제는 집주인이 허락하는 것이 아니다. 전입신고와 이체 내역만 있으면 되고, 놓친 해는 이사 뒤에 몰아서 돌려받을 수 있다.
◆ 총급여 8000만원까지, 월세 1000만원까지
조세특례제한법은 무주택 근로자가 낸 월세 일부를 세금에서 직접 빼 준다. 소득 기준은 종전 7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공제 대상 월세 한도는 7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올랐다. 종합소득 기준으로는 7000만원 이하다.
공제율은 소득에 따라 둘로 나뉜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낸 월세의 17%, 그 위부터 8000만원까지는 15%다. 한도를 꽉 채우면 각각 170만원과 150만원이 돌아온다.
집은 전용면적 85㎡ 이하이거나 기준시가 4억원 이하면 된다. 오피스텔과 고시원도 들어간다. 자녀나 손자녀가 세 명 이상이면 전용 100㎡까지 봐준다. 주소를 따로 둔 맞벌이 주말부부는 올해부터 각자 공제를 받되, 부부를 합쳐 1000만원까지다.
◆ 집주인 동의도, 확정일자도 필요 없다
세입자가 신청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는 집주인이다. 공제를 받으면 국세청 전산에 임대소득이 드러나고, 집주인은 소득세를 물 수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이 때문에 집주인이 재계약을 거부하거나 월세를 보증금이나 관리비로 돌리는 일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법은 분명하다. 월세 세액공제 신청에 임대인의 동의나 서명은 요건이 아니다. 계약서에 '세액공제 금지'나 '전입신고 금지' 특약을 넣어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강행규정에 어긋나 효력이 없다. 실제로 그런 특약이 적힌 계약서로 공제를 청구해 정상 승인된 사례가 국세청에 있다.
확정일자도 필요 없다. 국세청은 확정일자를 받지 않았더라도 주민등록 전입신고가 돼 있으면 공제 대상이라고 안내한다. 필요한 것은 임대차계약서 사본, 월세 이체 내역, 주민등록등본 세 가지다.
◆ 눈치 보이면 이사 뒤에, 5년 안에 경정청구
그래도 사는 동안 신청하기 어렵다면 방법이 있다. 국세기본법은 법정 신고기한이 지난 뒤 5년 안에 누락된 공제를 경정청구할 권리를 보장한다. 재계약이 걱정돼 거주 중에는 참았다가 퇴거 직후 5년치 월세를 홈택스에서 한꺼번에 청구해 환급받은 사례가 국세청 상담 사례에 올라 있다.
절차는 홈택스에서 끝난다. 한 대형 금융사 소속 세무사는 "홈택스 로그인 후 세금신고 종합소득세 신고 근로소득 신고 경정청구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세무서 심사를 거쳐 통상 두 달 안에 계좌로 입금된다.
전입신고 금지 특약 때문에 공제를 포기했던 한 오피스텔 세입자는 계약이 끝나고 나간 뒤 경정청구로 2년치 월세 1440만원 가운데 244만원을 돌려받았다.
◆ 전입신고 없는 기간은 한 푼도 안 나온다
경정청구에도 넘을 수 없는 선이 있다. 계약서 주소와 주민등록 주소가 일치하지 않은 기간의 월세는 전액 빠진다. 전세보증금 반환 소송 탓에 전입신고를 11개월 미뤘던 한 세입자는 그 기간 낸 660만원을 끝내 인정받지 못했다. 이체 내역과 계약서가 있어도 소용없었다.
결정세액이 이미 0원인 사람도 돌려받을 돈이 없다. 세액공제는 낼 세금에서 빼는 방식이라 뺄 세금이 없으면 효과가 없고, 남는 공제액은 다음 해로 넘어가지 않는다. 미리보기에서 결정세액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총급여가 8000만원을 넘어 세액공제를 못 받는 근로자는 대신 주택임차료 현금영수증으로 30% 소득공제를 받는다. 둘은 겹쳐 쓸 수 없어 어느 쪽이 더 큰지 따져 골라야 한다.
◆ 쓰는 사람은 87만명, 내년엔 한도 1200만원
국세청이 발표한 2025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2024년 기준 월세 세액공제를 받은 근로자는 87만여 명, 1인당 평균 45만원이었다. 한도가 늘기 전에는 평균 28만원 수준이었다. 제도가 커진 만큼 쓰는 사람도 늘었지만, 한도 170만원에 견주면 평균은 여전히 한참 아래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8월 3일 내놓은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공제 한도를 연 1200만원으로 다시 올리는 안이 담겼다. 11월 국회 정기회 심사를 거쳐 통과되면 2027년부터 적용된다. 올해 귀속분 간소화 서비스는 내년 1월 중순 열린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월세액 세액공제는 집주인의 동의나 확인이 전혀 필요 없는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