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젤렌스키 요청 6차례 무시하자 푸틴과 경유 480만t 거래

입력 2026-10-10 16:43:15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미 재무부, 러시아산 경유 거래 허용 임시 면허 발급…마이애미 종전 회담도 병행

지난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열린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열린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거듭된 거부 끝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경유 총 480만t 공급 거래를 전격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청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6차례 무시하자 푸틴 대통령과 경유 거래를 결정했다고 악시오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멈추라고 6차례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푸틴 대통령과 매우 성공적인 회담을 마쳤다"며 "러시아는 미국과 세계 시장에 경유 30만t 이상을 즉시 공급하고, 11월 한 달 동안 추가로 50만t, 그 직후에 100만t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단기간 내 300만t을 추가 공급하기로 해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공급 물량은 총 480만t에 달한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러시아산 경유 거래를 허용하는 임시 일반면허를 발급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정유시설 가동이 재개되면 수출 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장거리 드론을 활용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함께 국제유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상승이 미국 내 물가 부담을 가중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한다. 미국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유로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젤렌스키가 상황을 잘못 읽고 있다"며 "정유시설 공격을 계속하면서 지난 6개월간 트럼프와 쌓아온 호의적 관계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특사 스티브 윗코프·재러드 쿠슈너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발전소 공격을 멈추면 정유시설 공격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500자 가까운 성명을 엑스(X)에 올려 "명확하고 지속적인 긴장 완화 합의 없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명백한 약점"이라며 "이는 러시아가 더 많이 죽이고, 더 오래 전쟁을 지속하고, 미국을 더욱 무시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거래를 "푸틴에게 주는 생일 선물 같다"고 꼬집었다.

에너지 업계 분석가들은 이번 합의가 경유 가격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낮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라시아그룹의 에너지·기후·자원팀 분석가 그레고리 브루는 "러시아가 실제로 이행한다면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미국 마이애미에서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유럽 주요국,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계자들이 8시간에 걸쳐 종전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에서 윗코프와 쿠슈너는 우크라이나 협상팀에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과 통화하고 러시아산 경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예정이라고 전달했다. 이 조치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 요청을 여러 차례 무시했기 때문에 내려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회담에서는 종전 이후 미국·유럽·나토의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과 영토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제안도 논의됐다. 윗코프와 쿠슈너는 다음 주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방문해 종전 구상을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체의 통제권을 요구하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영토 양도를 거부하고 있어 협상 전망은 불투명하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협상 교착이 지속되면 전쟁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오 장관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교착 상태가 끝나는 또 다른 방식은 확전"이라며 "우리는 이 분쟁에 군사적 해결책이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