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가 폐렴구균 백신, 13가 맞았어도 1년 뒤 추가 권고…성인은 12만~15만원 자비

입력 2026-10-10 07: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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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침습 균주 커버율 13가 31.9%→20가 54.3% 질병청 75세 이상 전환에 1552억 요구, 결론은 연말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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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 기온이 떨어지는 10월은 보건소마다 독감과 폐렴구균 무료 접종이 몰리는 달이다. 올해는 창구에서 새 질문이 하나 늘었다. "예전에 13가 맞았는데, 20가를 또 맞아야 하나요." 2024년 10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20가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20이 지난해 6월부터 성인 접종용으로 풀리면서 생긴 물음이다. 답은 '그렇다'에 가깝지만, 돈은 본인이 낸다.

◆ 폐렴 사망, 10년 새 두 배

폐렴은 국내 사망원인 3위다. 통계청 2023년 사망원인통계에서 폐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57.5명으로 10년 전의 약 두 배가 됐다. 사망자의 열에 아홉 이상이 65세 이상이고, 80세를 넘기면 폐렴이 사망 원인 1위로 올라선다.

폐렴구균이 혈액이나 뇌척수액까지 파고드는 침습성 감염은 더 위험하다. 질병관리청 코호트 분석에서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의 치명률은 30.9%였다. 65세 이상에서 균혈증으로 번지면 사망률이 최대 60%까지 올라간다는 것이 질병청 임상 지침의 설명이다.

◆ 7개 혈청형을 더 막는다

20가 폐렴구균 백신은 기존 13가 백신에 혈청형 7종(8, 10A, 11A, 12F, 15B, 22F, 33F)을 보탠 것이다. 숫자 7이 뜻하는 차이는 작지 않다. 대한감염학회가 국내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분리주를 분석한 결과 13가 백신의 혈청형 커버율은 31.9%였다. 20가로 넓히면 54.3%까지 뛴다. 열에 셋만 막던 것을 절반 넘게 막는 셈이다.

소아에서도 비슷하다. 질병청이 2018~2021년 소아 침습성 감염 균주를 조사했더니 가장 많이 분리된 혈청형은 10A였고, 이 혈청형은 20가 백신에만 들어 있다. 한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3가와 비교하면 소아 침습 감염에서 40%, 성인에서도 20% 정도 추가 커버리지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 13가·23가 맞았다면 1년 뒤

대한감염학회 2025년 성인예방접종 개정안은 65세 이상과 19~64세 만성질환자에게 20가 백신 단독 접종, 또는 15가 뒤 23가를 잇는 순차 접종을 권고한다. 접종력이 없는 65세 이상은 20가 한 번이면 끝난다. 예전처럼 두 종류 백신을 간격을 두고 맞던 방식에 비해 스케줄이 단순해졌다.

이미 맞은 사람도 다시 맞으라는 것이 핵심이다. 13가를 맞은 고위험군 성인은 1년 뒤 20가를 추가로 맞도록 했다. 보건소에서 23가 다당질백신만 맞은 성인도 최소 1년이 지나면 20가 접종을 권한다. 한 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과거에 백신을 맞았더라도 당시 백신에 없던 새 혈청형에는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며 "추가 접종으로 면역의 빈틈을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13가와 23가를 모두 맞은 건강한 고령층은 사정이 다르다. 감염학회는 이 경우 추가 접종의 임상적 실익이 비용에 비해 얼마나 큰지 자료가 제한적이라며 의사와 상담한 뒤 결정하라고 했다. 감염내과 일각도 같은 이유로 일률적 재접종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 소아는 무료, 65세 이상은 23가만

질병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생후 2개월 이상 소아에게 20가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으로 무료 접종하고 있다. 13가를 맞던 아이는 최소 2개월 간격을 두고 20가로 갈아탈 수 있고, 만성질환 소아청소년의 지원 연령 상한도 12세에서 18세로 올랐다.

성인은 다르다. 65세 이상 NIP는 여전히 23가 다당질백신 1회뿐이고, 20가는 전액 본인 부담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4월 공개한 비급여 진료비용 자료에서 의원급 20가 폐렴구균 백신 접종비는 12만~15만 원이다. 보건소에서 무료로 맞을 수 있는 23가의 비급여 중간금액 6만 원과 견주면 두 배가 넘는다. 질병청이 소아 위탁의료기관에 공급하는 20가 백신 가격은 6만5천 원대다. 성인은 같은 백신을 두 배 가격에 자비로 맞는 구조다.

접종률도 낮다. 2024년 말 가정의학회지에 실린 조사에서 65세 이상의 23가 누적 접종률은 55% 수준에 머문다. 소아 접종률 97%와 비교하면 절반 남짓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소아는 NIP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얻지만 이것만으로 성인에서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1552억 예산, 결론은 12월로

성인 단백접합백신의 국가 지원은 오래된 숙제다. 질병청의 국가예방접종 확대 우선순위 평가에서 65세 이상 단백접합백신 도입은 2순위에 올랐다. 질병청은 2027년 75세 이상부터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세우고 1552억 원을 요구했다. 대상 인구는 504만 명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조배숙 의원실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난 6일 공개한 질병청 자료에서다.

조배숙 의원은 6일 예산 부족으로 전환이 늦어져 고령층이 회당 15만 원 안팎을 전액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편에는 재정 우려가 있다. 질병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는 65세 이상에 20가를 도입하면 회당 70달러 이상이 들어 백신 예산 부담이 급증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질병청은 12월 성인 NIP에 단백접합백신을 넣을지 타당성을 다시 평가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2027년 예산을 재요구하는 일정이다. 그때까지 13가를 맞은 68세 당뇨 환자가 보건소 무료 23가 대신 의원에서 20가를 자비로 맞을지, 아니면 1년을 기다릴지는 본인이 셈해서 정해야 한다. 75세 이상 먼저인지, 65세 이상 전체인지, 이미 13가를 맞은 사람의 재접종까지 지원할지도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