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짝퉁, 스마트폰 스캔 한 번에 걸러낸다…K브랜드 국가인증상표 시행

입력 2026-10-10 06: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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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처·한국조폐공사, AI 디지털 워터마크 기반 국가인증상표 도입…삼양식품·아모레퍼시픽 등 31개사 신청

지식재산처가 도입한 K브랜드 국가인증상표를 소비자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스캔해 정품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식재산처가 도입한 K브랜드 국가인증상표를 소비자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스캔해 정품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식재산처와 한국조폐공사가 7일부터 스마트폰 스캔 한 번으로 짝퉁 K브랜드 상품을 가려내는 국가인증상표 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해외에서 유통되는 K브랜드 위조화장품 차단 건수는 2023년 1만6774건에서 2024년 2만3494건, 지난해 3만6116건으로 해마다 급증했다. OECD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해외에서 유통되는 K브랜드 위조상품 규모는 연간 약 11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상표권을 활용해 정부가 기업과 함께 해외 위조상품에 대응한다는 데 있다. 상표권은 국제조약에 따라 각국에서 보호받는 지식재산권 가운데 하나로, 정부가 국가인증상표의 권리자가 돼 기업의 해외 위조상품 대응을 지원하는 구조다. 그동안 해외에서 짝퉁이 발견되면 해당 기업이 현지에서 상표권 침해 사실을 입증하고 수사·단속을 요청해야 했다.

국가인증상표는 겉으로는 알파벳 'K'를 형상화한 마크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한국조폐공사의 'AI 디지털 워터마크 기술'이 숨겨져 있다. 지식재산처는 위조는 더욱 어렵게 하고 복제 여부는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해 한국조폐공사를 산업재산권 보호전문기관으로 공식 지정했으며, 조폐공사는 AI 기술이 활용된 디지털 워터마크와 화폐 제조로 축적된 보안기술을 접목한 전용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작동 방식은 지폐 위조 방지 원리와 같다. 만 원권 지폐를 빛에 비추면 숨겨진 세종대왕 얼굴이 드러나는 것처럼, 국가인증상표 옆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인식하면 별도 프로그램이 구동되고 이 화면에 상표를 스캔하면 정품 여부를 즉시 판별한다. 해외 소비자는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휴대전화 카메라로 상표를 스캔해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정품일 경우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등 15개국 언어로 "구매하신 제품은 정품입니다"라는 안내가 나온다. 국가인증상표까지 베낀 짝퉁일 경우 스마트폰 화면에는 "가품이 의심됩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휴대전화에 설정된 기본 언어를 자동으로 따른다.

조폐공사는 디지털 워터마크 분야의 중소기업들과 협업해 서로 다른 기술을 인공지능으로 융합하는 고난도 보안기술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가 직접 디지털 워터마크를 생성하다 보니 기존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한 형상을 표현하는 게 가능해져 국가인증상표를 위조하기도 어렵다.

현재 삼양식품, 아모레퍼시픽, 한국인삼공사와 우수 중소기업 등 31개사가 참여를 신청했다. 참여 기업은 제품에 국가인증상표와 QR코드를 인쇄한 라벨을 붙이거나 직접 인쇄해 수출하게 된다. 중소·중견기업에는 정품인증기술 도입 비용을 기업당 최대 2억 원까지 지원한다.

정부는 스캔 정보를 분석해 위조상품 유통 지역을 파악하고, 현지 수사·집행기관과 연계해 단속에 활용한다. 각국 사법당국과 세관, 국제수사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해외 위조상품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가 해외 위조상품으로부터 우리 기업과 브랜드를 보호하는 실질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도록 정품인증과 위변조 방지 기술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가인증상표가 부착되지 않은 K브랜드 상품은 이번 제도의 보호 범위 밖에 놓인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한다. 기업의 자율 신청 방식인 만큼 제도 실효성은 참여 업체 수가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