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면허대여 약국 부당이득 6550억, 환수율 14% 그쳐

입력 2026-10-10 06: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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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 "적발 초기 채권 확보 강화해야"

의사 가운을 착용한 의료진이 병원 복도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 가운을 착용한 의료진이 병원 복도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사무장병원·면허대여 약국 등 불법개설기관에서 빠져나간 건강보험 부당이득금 6550억원 가운데 5년여 만에 회수된 금액이 925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환수가 결정된 불법개설기관의 부당이득금은 총 6550억원이다. 의료기관이 3392억원, 약국이 3158억원이다. 같은 기간 실제 징수액은 925억원으로 환수율은 14.1%에 머물렀다.

불법 개설 의료기관만 보면 환수결정액이 2021년 218억원에서 지난해 1117억원으로 411.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징수율은 47.7%에서 13.74%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환수결정액 430억원 중 68억2000만원만 걷혀 환수율이 15.9%에 그쳤다.

면허대여 약국의 경우 이 기간 환수결정액의 약 67%인 2114억원이 2022~2023년에 집중됐다. 두 해의 환수율은 각각 2.8%, 5.7%에 불과했다. 소수의 대형 면허대여 약국에서 발생한 거액의 부당이득이 사실상 회수되지 못한 것이다.

건보공단은 환수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체납자의 70% 이상이 무재산자이고, 수사 기간이 길어지는 동안 재산을 은닉·처분해 채권 확보가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경찰에 수사의뢰해 종결된 불법개설 의심기관 1263곳의 평균 수사 기간은 11.9개월에 달했다. 종결된 기관 중 982개소(77.8%)는 수사에 6개월 이상, 487개소(38.6%)는 1년 이상 걸렸다.

현행 제도에서는 공단이 수사기관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기 전까지 요양급여비용 지급을 보류하거나 강제처분에 나서기 어렵다. 수사가 길어지는 사이 피의자가 재산을 빼돌릴 시간을 버는 구조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환수결정된 불법개설기관 부당이득금 중 결손처분된 금액만 590억원(156개소)에 이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재산 은닉·처분으로 채권 확보가 어려워지는 만큼, 적발 초기 단계에서 채권을 확보하는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징수율·미징수 총액이 환수 성과지표에 반영되도록 개선해야 한다"며 "형사 절차 결과에 따라 환수 처분이 사후 취소·변경되면서 지급이자 등 재정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수 결정 및 처분 관리 절차도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보공단은 빅데이터 추적 및 전문 인력을 투입하는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을 추진 중이다. 공단은 특사경이 도입되면 계좌추적과 압수수색 등에 즉각 착수할 수 있어 수사 기간을 평균 11.9개월에서 3개월 이내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사기간이 단축되면 불법개설기관의 요양급여비 지급을 조기에 차단해 연간 최대 1798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공단은 추계했다.

다만 특사경 도입 효과는 공단의 추계일 뿐 실제 성과가 아니다. 특사경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과 관계 기관 협의가 남아 있어 실현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