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그레인 매니지먼트로부터 전국 단위 800㎒ 주파수 인수…FCC 승인 대기
스페이스X가 8일(현지시간) 그레인 매니지먼트로부터 전국 단위 800㎒ 저대역 무선 주파수를 약 80억 달러(약 10조8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계약은 800㎒ 대역에서 최대 14㎒ 폭의 전국 저대역 주파수 면허 포트폴리오 전체를 현금으로 인수하는 내용이다. 거래는 FCC 승인 등 통상적인 절차를 거쳐야 최종 완료된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서 이번 800㎒ 주파수 인수가 "스페이스X가 미국 전역에 완전한 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핵심 퍼즐 조각"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도 공식 발표에서 "이 저대역 주파수는 스타링크 모바일이 미국의 주요 이동통신사로 도약하는 길을 열어줄 핵심 기술 공백을 해소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보한 저대역 주파수는 벽이나 구조물을 통과할 수 있어, 실내에서도 스타링크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스페이스X는 기존 2㎓ 중대역 주파수가 고용량 데이터를 담당하고, 800㎒ 대역이 신호를 벽 등 장애물 너머로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의 기존 스마트폰이 이미 이 대역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레인 매니지먼트는 2026년 8월 T모바일로부터 이 800㎒ 주파수를 29억 달러 현금과 자사 보유 600㎒ 주파수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취득했다. 그레인이 해당 면허를 보유한 지 불과 58일 만에 스페이스X에 매각한 것이다.
이번 인수는 스페이스X가 FCC로부터 차세대 스타링크 모바일 위성 '젠2' 1만5천기 배치 승인을 받은 직후 이뤄졌다. 스페이스X는 "새 저대역 주파수와 젠2 위성 망을 통해 스타링크 모바일이 위성과 지상 주파수를 모두 운용하는 최초의 통신 사업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미국 이동통신 업계를 직격했다. 버라이즌 주가는 장 외 거래에서 6% 급락했고, T모바일은 6.6% 떨어졌다. AT&T·버라이즌·T모바일의 시가총액은 발표 직후 합산 360억 달러(약 48조6천억원) 넘게 증발했다.
기존 이통사들은 경계심을 드러내면서도 실질적 위협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존 스탠키 AT&T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골드만삭스 주최 행사에서 스페이스X의 위성-단말기 직접 연결 방식은 오지의 2% 인구를 위한 것이며 "수십 년간 구축된 기존 인프라와 경쟁하기에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일축했다. 댄 슐먼 버라이즌 CEO도 콘퍼런스콜에서 "위성으로는 도심·교외 지역에서 지상 네트워크와 효과적인 경쟁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번스타인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인수가 스페이스X의 지상 통신 네트워크 구축 가능성을 높이며, 이는 통신 타워 사업자들에게 새로운 고객을 안겨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는 앞서 지난해에도 통신업체 에코스타로부터 무선 주파수를 17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이동통신 사업 확장 행보를 이어왔다. 이번 800㎒ 주파수 인수로 스타링크 모바일이 위성과 지상 네트워크를 결합한 본격적인 미국 이동통신 시장 진입에 한발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