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르 통해 테크 기업 투자해온 엘칸, 유럽 기술 경쟁력도 자신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이 AI 버블론을 일축하면서도 "수익 창출 메커니즘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9일 밝혔다.
엘칸 회장은 이탈리아 토리노 OGR 토리노에서 7~9일 열린 테크 컨퍼런스 'Wave 2026'(구 이탈리안 테크 위크) 행사장에서 CNBC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아녤리 가문이 지배하는 패밀리 지주회사 엑소르의 CEO이자 페라리 회장,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 회장을 겸하고 있으며 메타 플랫폼스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엑소르를 통해 다수의 기술 기업에 직접 투자해온 산업계 거물이다.
엘칸 회장은 AI 버블 우려에 대해 "나는 버블 신봉자 진영에 속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버블 또는 버블 붕괴가 기술의 진보와 그 방향성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I 인프라를 향한 에너지·컴퓨팅 수요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투자와 수익 사이의 불균형 가능성은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엘칸 회장은 "덜 확실한 것은 그 기술에서 나오는 수익 창출 메커니즘과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이냐는 점"이라며 "불일치가 어디서 발생할 수 있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본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방정식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엘칸 회장은 버블의 유형도 구분했다. 순수한 금융 투기에서 비롯된 버블과 투자·인프라의 급격한 축적에서 비롯된 버블은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기술의 장기적 방향성에 고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기술 기업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국과 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유럽 기업들이 "놀라운 기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회의 집합이 결국 투자자들이 어디로 향할지를 결정한다"며 "기회가 많을수록 자본이 그 기회로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밀라노에 본사를 둔 이탈리아 테크 기업 벤딩스푼스를 구체적 사례로 들었다. 2013년 설립된 벤딩스푼스는 Vimeo, AOL, Eventbrite 등을 보유한 이탈리아 테크 대기업으로, 기존 제품 시장 적합성을 갖춘 기업을 인수해 장기 보유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2025년 매출은 13억 1000만 달러로 2023년(3억 8700만 달러)에서 2년 만에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엘칸 회장은 벤딩스푼스를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한 기업이 글로벌 야망을 갖고 다양한 시장에서 성장하고 경쟁할 수 있다는 완벽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런 기업이 많아질수록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는 기업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Wave 2026은 이탈리아 최대 기술 컨퍼런스로, 전년도 행사에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이 헤드라이너로 참석해 1만 5000명 이상이 토리노를 찾았다. 올해 행사에는 엘칸 회장을 비롯해 핀테크 기업 레볼루트 창업자 닉 스토론스키, 전 애플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 알리바바 그룹 공동창업자 조 차이 등이 연사로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