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세계은행, 가계부채·미국 관세·고령화 '3중 악재' 경고…방콕서 연차총회
태국 경제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29년 만에 최대 경제 시험대에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태국의 GDP 성장률이 2024년 2.5%에서 2025년 2.1%로 낮아진 데 이어 2026년에는 1.6%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관세율은 당초 발표된 36%에서 19%로 낮아졌지만, 태국 수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의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약 18%에 달해 미국 수요에 대한 노출도가 높다.
1997년 8월, IMF는 태국에 총 172억 달러(약 24조원) 규모의 양·다자간 지원 패키지를 제공했다. 당시 태국 바트화는 달러 페그제 포기로 약 70% 가량 폭락했고, 정부는 환율을 방어하지 못한 채 변동환율제로 전환해야 했다. 그 충격이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번지며 아시아 외환위기가 시작됐다.
현재 태국 경제는 다시 한번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저투자, 생산성 둔화,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취약성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계부채가 급증하며 경제 회복력이 약화됐고, 역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회복 속도도 뒤처지고 있다.
태국의 국가부채는 GDP 대비 65.08%에 달하며 법정 상한선인 70%에 근접하고 있다. 2025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8,988억 바트(약 35조원)로, 전년도 7,455억 바트보다 약 20.6% 늘었다.
무역 정책 불확실성, 신용 성장 제약, 외국인 관광객 회복 지연이 겹치면서 경기를 짓눌렀다. 인플레이션은 에너지·식료품 가격 하락 등 공급 측 요인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신용 성장은 제약되고 금융 여건도 빠듯하다.
태국 당국은 취약계층 지원과 소비 진작을 위한 재정 조치, 추가 통화 완화, 가계부채 구조조정 지원,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 등의 대응책을 내놓았다.
이번 달 방콕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를 앞두고 피치 레이팅스는 태국의 신용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IMF는 성장 전망에 대한 하방 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경고했다. 장기화된 무역 정책 불확실성,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국내 정치 상황이 성장과 물가를 추가로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20년 13%에서 2060년 31%로 높아지는 반면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71%에서 56%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며, 고령화만으로도 생산성과 경제참여율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1인당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재정 지원이 중기 건전화 전략을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선별적이고 절제되게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통화 완화 기조는 유지하되, 수요와 물가의 하방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 완화 여지가 있다고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