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소득세 중간예납 고지서, 상반기 소득 30% 밑이면 추계신고로 줄인다

입력 2026-10-09 17: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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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세액 절반 11월 초 고지…폐업 100만 명 시대, 올해 형편은 반영 안 돼 장부 없이 임의 축소 땐 가산세, 1천만원 넘으면 두 달 분납·최대 9개월 연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11월 초면 개인사업자 앞으로 종합소득세 중간예납 고지서가 날아온다. 세무서는 지난해 낸 소득세의 절반을 그대로 계산해 고지한다. 올해 장사가 어땠는지는 묻지 않는다. 2024년 폐업 신고 사업자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긴 터라, 작년 기준 고지서가 올해 형편과 맞지 않는 사업자가 적지 않다. 상반기 소득이 지난해의 30%에 못 미치면 고지서 대신 직접 계산한 세액을 신고할 수 있다. 소득세법이 정한 권리다.

◆ 지난해 세금의 절반, 올해 형편은 묻지 않는다

중간예납은 한 해 소득세를 이듬해 5월 한꺼번에 내는 부담을 덜기 위해 전년도 세액의 절반을 11월에 미리 걷는 제도다. 세무서장은 11월 1일부터 15일 사이 고지서를 보낸다. 고지될 세액이 50만원 미만이면 소액이라 아예 고지서가 나오지 않는다.

문제는 기준이 지난해라는 점이다. 작년에 장사가 잘돼 소득세를 많이 냈다면 올해 상반기 매출이 반 토막 나도 고지서 금액은 그대로다. 국세청이 지난해 국정감사 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영진 의원실에 낸 자료를 보면,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개인사업자 가운데 적자이거나 소득이 전혀 없는 사업장이 105만 곳을 넘는다. 2024년 폐업률은 통계를 낸 이래 가장 높아 영업 중인 사업자 열 곳 중 한 곳이 문을 닫았다.

고지서를 받는 사업자 규모부터가 작지 않다. 국세청이 2023년 11월 중간예납 안내 자료에서 밝힌 고지 대상 개인사업자는 약 152만명이다. 이 152만명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고지서 계산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매출이 얼마나 빠졌을 때 사업자가 문을 닫는지도 정부 통계로 나와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6월 30일 내놓은 폐업 사업자 현황 및 소상공인 실태 분석을 보면 폐업 소상공인의 64.4%는 매출이 정상 때보다 40% 넘게 줄었을 때 폐업을 결심했다. 이 분석은 국세청 폐업 통계와 연계해 작성됐다.

◆ 상반기 세액이 작년의 30% 밑이면 '추계액 신고'

소득세법은 이런 사업자에게 출구를 열어 뒀다. 올 1~6월 실적으로 소득세를 계산한 금액이 지난해 세액의 30%에 못 미치면, 고지서 대신 그 금액을 중간예납추계액으로 신고하면 된다. 신고서를 내는 순간 세무서가 먼저 결정한 고지세액은 효력을 잃는다.

국세청이 든 예시를 보면 구조가 분명하다. 지난해 소득세로 1천만원을 낸 사업자는 올해 그 절반을 고지받는다. 상반기 가결산 세액이 120만원이라면 기준액의 열에 하나 남짓이라, 신고서를 내고 그 금액만 내면 된다.

계산한 세액이 50만원에 못 미치면 납부 자체가 면제된다. 다만 신고서는 반드시 내야 한다. 신고서를 내지 않으면 고지세액이 그대로 살아 있어 체납으로 처리된다.

국세청 안내에는 지난해 소득세 300만원을 낸 도매업자가 상반기 적자로 추계세액을 40만원으로 신고해 고지세액 전부를 면제받은 사례가 실려 있다. 한 세무사는 "올해 상반기 결산이 손실이라면 가결산해 중간예납 신고를 하고 납부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장부 없이 '대충 줄이기'는 가산세 부메랑

추계액 신고는 세액을 마음대로 깎는 절차가 아니다. 1~6월 장부를 마감하는 가결산이 먼저다. 세무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기장과 세무대리 비용이 든다는 점을 사업자가 먼저 따져 봐야 한다고 본다.

특히 복식부기 의무자가 장부 없이 경비율만 적용해 임의로 신고하면 무신고가산세를 물 수 있다. 상반기 실적을 실제보다 낮게 잡은 사실이 드러나면 세무서 현장 확인 대상이 되고, 이듬해 5월 확정신고 때 과소신고·납부지연 가산세가 따라붙는다. 지난해 낸 세금이 없는 복식부기 의무자는 상반기 실적이 생기면 오히려 추계 신고가 의무다.

가산세율은 가볍지 않다. 국세청이 2024년 11월 안내한 중간예납 가산세 규정을 보면 복식부기 의무자가 장부 없이 경비율만 적용해 임의로 추계 신고하면 무신고가산세 20%가 붙는다. 고지세액을 줄이려던 신고에 그 세액의 5분의 1이 얹히는 구조다.

◆ 1천만원 넘으면 두 달 분납, 위기 사업자는 9개월 연장

요건이 안 돼 고지세액을 다 내야 하는 경우에도 숨 돌릴 길은 있다. 중간예납세액이 1천만원을 넘으면 별도 신청 없이 납부기한 뒤 두 달 안에 나눠 낼 수 있다. 세액이 그 두 배 이하면 초과분만, 그보다 많으면 세액의 절반까지 뒤로 미룬다.

경영 위기가 심각하면 납부기한 연장도 신청할 수 있다. 홈택스로 신청하면 최대 9개월까지 납부가 미뤄진다.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한을 넘기면 납부지연가산세가 당장 붙고 하루 단위로 이자가 쌓인다.

한 공인회계사는 "납부가 어려운 경우에는 분납이나 추계신고 제도를 활용해 부담을 줄일 수 있으니 기한 내에 납부 여부를 확인하라"고 말했다.

납부와 추계액 신고는 11월 30일 월요일에 마감된다.

1천만원 초과 세액의 분납분은 이듬해 2월 1일까지 내면 된다.

미납했을 때 붙는 가산세율도 정해져 있다. 국세청이 2024년 11월 고지서를 보내면서 안내한 기준으로 기한을 넘기면 미납세액의 3%가 납부지연가산세로 바로 붙고 여기에 하루 0.022%가 더해진다. 국세기본법 제47조의4가 정한 비율이다.

체납이 쌓인 뒤 구제받는 문턱은 되레 높아졌다. 국세청이 2024년 국정감사 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진성준 의원실에 낸 자료를 보면 영세사업자 체납액 징수특례 승인 건수는 1천364건으로 전년보다 20.7% 줄었다. 진성준 의원실은 승인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