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환자 절반…집단감염 열에 일곱이 어린이집·유치원 1L 물에 락스 25mL, 구토물엔 다섯 배…뿌리지 말고 닦아야
찬바람이 돌고 생굴이 상에 오르는 계절이 왔다. 손소독제를 아무리 발라도 소용없는 손님도 함께 온다. 노로바이러스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월 23일 발표한 표본감시를 보면 올해 1월 셋째 주 환자는 617명으로 열 주 연속 늘었고, 절반이 여섯 살 이하 영유아였다. 집에서든 어린이집에서든 이 바이러스를 잡는 수단은 알코올이 아니라 락스와 불이다.
◆ 외피가 없어 알코올이 못 뚫는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몸에 밴 습관이 손소독제다. 노로바이러스 앞에서는 이 습관이 통하지 않는다. 질병관리청은 노로바이러스가 지질 외피가 없는 비외피 바이러스라 알코올 소독제에 강한 저항성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알코올은 바이러스의 기름막을 녹여 무너뜨리는데, 녹일 막이 애초에 없는 셈이다.
생명력도 질기다. 일반 환경 표면에서 사흘을 버티고, 영하 20도에서도 감염력을 잃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설명으로는 입자 10개 안팎만 몸에 들어와도 감염된다.
그래서 손은 비누로 씻는다. 질병관리청이 권하는 방법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이다. 죽이지 못하는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씻어내는 것이 원리다.
◆ 85도에서 1분, 가열 공식
굴과 조개는 겨울이 제철이지만 노로바이러스의 주요 통로이기도 하다. 질병관리청과 해양수산부, 식약처가 똑같이 제시하는 기준은 하나다. 중심온도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한다. 겉만 익혀서는 부족하고 속까지 온도가 올라가야 한다.
식약처가 2023년 초 집계한 굴 조리식품 관련 식중독 의심 신고는 겨울 넉 달 동안 542건이었다. 직전 같은 기간의 8배다.
조리도구도 따로 관리한다. 식약처는 칼과 도마, 식기를 열탕 소독하거나 200ppm 염소 소독액으로 닦도록 권한다.
◆ 락스 희석, 1,000ppm이 기준
노로바이러스 소독법의 핵심은 염소다. 질병관리청 기준으로 환자가 만진 문손잡이나 화장실 같은 일반 표면은 염소 농도 1,000ppm으로 닦는다. 시판 락스라면 원액 1에 물 39를 탄다.
소독액 1L를 만든다면 락스 원액 25mL를 넣고 나머지를 물로 채운다. 구토물이나 분변이 직접 묻은 곳은 농도를 다섯 배로 올린다. 같은 양의 물에 락스를 다섯 배 넣는다는 뜻이다.
침구와 옷은 70도 이상 고온 세탁이 원칙이다. 고온 세탁이 어려우면 훨씬 묽게 탄 락스 희석액에 5분 이상 헹군다.
◆ 뿌리지 말고 닦아라
락스는 쓰는 법이 따로 있다. 질병관리청과 환경부 화학물질안전원은 희석액을 분무기로 공기 중에 뿌리지 말라고 못 박는다. 퍼진 염소를 들이마시면 호흡기가 상하고, 에어로졸이 바이러스를 되레 퍼뜨릴 수 있다. 천에 적셔 닦아내야 한다.
락스는 금속을 부식시키고 밀폐 공간에서는 유독가스를 만든다. 창을 열고 장갑을 낀 채 소독한다.
◆ 어린이집이 뚫리는 이유
노로바이러스는 음식만이 아니라 사람을 타고 퍼진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월 공개한 집단발생 102건의 역학조사 결과 가운데 열에 여섯은 사람 간 전파였다. 사람 간 전파 63건 중 열에 일곱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났다.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6세 미만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기저귀를 갈면서 만지면서 걸릴 수 있고,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구토나 이런 걸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번진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이 소개한 사례가 그렇다. 한 어린이집에서 원아가 구토한 뒤 염소 소독과 격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원아 40% 이상이 설사와 구토를 앓았다.
증상은 아이와 어른이 다르다.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소아 같은 경우는 오심이라든지 구토 증상이 조금 많고, 성인의 경우는 설사가 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잠복기는 반나절에서 이틀이고, 증상이 가라앉아도 최대 2주 동안 대변으로 바이러스가 나온다.
그래서 격리 기준이 있다.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48시간은 등원과 등교, 출근을 자제한다. 한 번 앓았다고 끝도 아니다. 감염 후 면역은 길어야 18개월이다.
◆ 환자는 4년 새 두 배
노로바이러스 표본감시 환자는 2024년 6,762명으로 4년 전의 두 배가 넘었다. 2023년 집계에서는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유행 열에 셋이 노로바이러스였고, 원인 병원체 1위였다.
올해도 흐름은 같다. 식약처와 지자체는 12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어린이집 4,300곳의 급식 위생을 점검한다. 질병관리청과 해양수산부의 동절기 집중 감시와 굴 생산 해역 모니터링은 11월 1일 가동한다.
다만 생산 해역 모니터링의 세부 착수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0월 들어 환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줄 주간 통계도 하순에 감시소식지가 나와야 확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