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종상의 흙으로 빚은 특별한 불교 세상…문경 전시회 눈길

입력 2026-10-09 13: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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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백토·청자토 등으로 빚은 토불(土佛) 전시…전통 불교조각에 현대적 감각 더해
문경 정착 10년 만에 첫 개인전…오는 14일까지 갤러리 '아름다운선물101'서 열려

류종상 자가가 자신의 작품 관세음보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도현 기자
류종상 자가가 자신의 작품 관세음보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도현 기자

흙으로 빚어낸 불상에 구도와 명상의 세계를 담아낸 류종상 작가의 특별한 불교조각 전시회가 경북 문경에서 열려 불교계와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문경 갤러리 '아름다운선물101(문경공간 아란.대표 정창식)'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황토와 백토, 청자토, 옹기토 등 다양한 흙으로 빚어낸 토불(土佛)을 통해 전통 불교조각의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지역 사찰 스님과 불교 신도는 물론 주민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으며, 김학홍 문경시장도 관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시작된 이번 전시는 오는 14일까지 진행된다. 류 작가가 문경에 정착한 지 10년 만에 지역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생텍쥐페리의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불교의 구도 과정과 접목해 만화풍으로 표현했다. 고도현 기자

류 작가는 상주 함창고등학교 미술부 활동을 계기로 미술과 인연을 맺었으며, 대학에서 현대조각을 전공했다.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불교미술의 이론과 교리를 공부하며 작품세계를 확장했다.

그는 2013년 제27회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 조각 부문에서 '금동준제보살좌상'으로 대상을 수상한 실력파 작가다.

이번 전시의 핵심 소재는 흙이다. 작가는 전통 불상이 지닌 엄숙하고 무거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황토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살려 관람객들이 불교조각을 보다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해학적인 모습으로 재 해석한 사천왕
해학적인 모습으로 재 해석한 사천왕

불법을 수호하는 동진보살과 사천왕 등 신장상도 기존의 위엄 있고 험악한 모습 대신 어린아이처럼 친근하고 해학적인 모습으로 재해석했다.

전통적인 상징과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해 불교조각의 표현 영역을 넓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현대인의 명상과 참선의 의미를 담은 '12지신 참선상'도 주요 작품 가운데 하나다. 각자의 띠를 상징하는 12지신이 수행하는 모습을 통해 관람객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용맹정진 작품 앞에서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표와 류종상 작가(왼쪽부터) 고도현 기자
용맹정진 작품 앞에서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 대표와 류종상 작가(왼쪽부터) 고도현 기자

문학과 불교의 만남을 시도한 작품도 관심을 모은다.

생텍쥐페리의 작품 '어린 왕자'를 불교의 구도 과정과 접목해 만화풍으로 표현한 작품은 어린 왕자의 여정을 화엄경 속 선재동자가 깨달음을 찾아 53선지식을 만나는 과정에 빗대어 풀어냈다.

익숙한 문학 작품을 통해 불교의 가르침과 깨달음의 의미를 보다 쉽게 전달하려는 시도다.

선방에서 사용하던 전통 문짝을 활용한 '용맹정진'은 수행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진하는 모습을 담아 수행의 진지함과 공동체적 의미를 표현했다.

관세음보살 작품 역시 다양한 흙의 특성을 활용해 눈길을 끈다.

류종상 작가
류종상 작가

황토뿐 아니라 백토와 청자토, 옹기토 등을 사용해 각기 다른 질감과 색감을 살렸으며, 두 팔을 벌린 관세음보살상은 모든 것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 듯한 모습으로 표현됐다. 전통 불교조각에 현대적이고 포용적인 이미지를 더했다는 평가다.

류 작가는 "기존 불상이 가진 엄숙하고 어려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황토가 주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통해 대중이 보다 편안하고 친숙하게 불교조각을 접할 수 있도록 작품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교의 가르침을 보면 흙은 만물의 근원"이라며 "모든 것이 흙으로 이루어지고 흙으로 돌아가듯 흙은 모든 형태를 이루는 근본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