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원 한국방언연구소장
아침저녁으로 사늘한 바람이 분다. 상쾌한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 걸까? 봄에는 샛바람으로 동풍, 여름에는 마파람으로 남풍, 가을에는 하늬바람으로 서풍, 겨울에는 된바람 또는 높바람으로 북풍이 불어온다.
표준어 하늬바람의 전국적인 방언형을 살펴본다. 하늬바람의 어원은 무엇일까? 하늬바람은 하늘바람에서 하늬바람이 되었다. '하늘>하늬'로 변하는 것은, 달구(達句>대구(大邱). 굴뚝>뀌뚝(전남 방언), 불살>불새(붉은 햇살, 즉 노을, 경북 방언), 살미>새미(떡, 제주 방언)와 같이 'ㄹ>ㅣ'로 변화를 겪은 것이다.
하늘바람의 고형은 하ᄂᆞᆳᄇᆞᄅᆞᆷ(1451년, 두시언해 초간본 7권 16쪽)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하ᄂᆞᆯ(天, 명사)+ㅅ(관형격 조사)+ᄇᆞᄅᆞᆷ(風, 명사)으로 분석된다, 하늬바람은 '하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하늬바람'으로 변화되었다.
전국적인 방언형의 어원은 (가)'하늘바람' 계 어형 (나)'하늬바람' 계 어형 (다) '서갈바람' 계 어형 (라)'가을바람' 계 어형 (마)'곧은바람' 계 어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가)의 하늘바람 계 어형은 (a)하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경북)>하늘바램(경북) (b)ᄒᆞᄂᆞᆯ바람>하늘바람>하널바람(경남) (c)ᄒᆞ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경북)>하눌바람(평북)으로 나타난다 .
(나)의 '하늬바람' 계 어형은 (a)ᄒᆞ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경북)>하늬바람(표준어)>하뉘바람(함북)>하누바람(강원,전북, 전남) (b)ᄒᆞ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바람(경북)>하늬바람(표준어)>하네바람(전남)>한네바람(전남) (c)ᄒᆞᄂᆞᆯᄇᆞᄅᆞᆷ>*하늘보롬>하늬보롬(제주)으로 나타난다. (가)와 (나)의 어형을 통하여 '하늬바람'은 하늘바람의 후대형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다)의 '서갈바람'의 어원은 '서(西)+갈(秋, 가을)+ᄇᆞᄅᆞᆷ(風)'으로 분석되며, 그 의미는 가을에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a) *서갈ᄇᆞᄅᆞᆷ>서갈보롬(제주)>섯갈보롬(제주) (b) *서갈ᄇᆞᄅᆞᆷ>서갈보름(제주)>섯갈보름(제주) (c)*서갈ᄇᆞᄅᆞᆷ>*서갈바름>섯갈바름(제주)으로 나타난다.
(라)의 '가을바람'의 어원은 '가을(秋)+ᄇᆞᄅᆞᆷ(風)'으로 분석되며 그 의미는 가을에 부는 바람이다. 가을ᄇᆞᄅᆞᆷ>가을바람(표준어)>가일바람(경북)으로 나타난다. (마)의 '곧은바람'의 어원은 '곧-(형용사 어간)+은(관형사형 어미)+ᄇᆞᄅᆞᆷ(風)'으로 분석된다. '곧은바람'은 경북에만 보인다.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하늬바람은 국어사전에는 서풍을 말하지만, 한자어로 天風(천풍)이며, 중국에서는 서풍이나 북서풍을 말한다(조항범, 개정판 국어어원론). 어느 학자는 서풍, 북풍을 의미한다고 한다(김광해, 유의어 반의어 사전). 북한에서는 서북쪽이나 북쪽에서 부는 바람의 뜻으로 쓰인다(이기문, 어원사전).
여기서는 서풍이냐 북서풍이냐 서북풍이냐 북풍이냐는 그 지역의 지형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부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다. 하늬바람의 선대형인 하늘바람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하늘에서 불어 내려오는 바람인가? 아니면 또 다른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경북에서 부르는 '곧은바람'의 정확한 의미는? (*는 특정시대의 언어를 바탕으로 추정하여 설정하는 재구형을 의미함)
한국방언연구소장 신승원 sinswon5@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