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쌓아온 신뢰 무너져선 안 돼…조속한 사업 착수 필요"
"군 공항 이전에 정부 실질적 지원 절실…항공물류·첨단산업 거점 육성"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2016년 대구 군 공항 통합이전 논의가 본격화한 이후 10년이 흘렀지만, 재원 조달과 사업 추진 방식 등을 둘러싼 난제가 이어지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사업이 장기화하면서 공항 이전 예정지 주민들의 재산권 제약과 지역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신공항 사업의 조속한 착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재원 조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촉구하는 한편, 장기간 재산권 제약을 받아온 이전 예정지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제는 계획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현장에서 사업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사업이 늦어진다고 서로 책임을 돌리기 시작하면 지난 10년 동안 쌓아온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신공항 사업의 조속한 착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구경북신공항은 논의를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됐다. 이제 큰 틀의 행정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된 만큼 남은 것은 실행이다. 그러나 실제 착공 단계에서 재원 조달과 사업 방식에 대한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시도민의 기대가 점차 우려로 바뀌고 있다. 이제는 계획을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현장에서 사업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다른 지역, 광주 군 공항 이전사업이 정부 지원 속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대구경북신공항만 계속 지연된다면 지역민이 느끼는 상실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신공항 사업의 최대 난제는 재원이다. 정부 재정 지원 방안이 좀처럼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또다시 후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도민 펀드나 지방채 등 지역 차원의 재원 조달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기부대양여 방식은 사업 기간이 길어지고 건설비와 금융비용이 증가할수록 지방정부가 감당해야 할 불확실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국가 안보시설 이전이라는 사업의 성격을 고려하면 정부 역시 단순한 승인기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사업비 증가나 금융비용, 장기적인 재원 조달 위험 등 지방정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법의 취지에 맞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도민펀드나 지방채 등은 현재 시민사회 일각에서 제안하는 방안이다. 이것으로 국가의 역할을 대신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사업 지연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지역사회의 절박함과 시도민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지역의 뜻이 정부에도 충분히 전달되기를 바란다.
-경북도는 신공항 조기 착수를 위해 공동사업시행자로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동사업시행자가 될 경우 토지 보상과 설계, 재원 조달 등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되나
▶군 공항 이전사업은 기부대양여 방식에 따라 대구시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되면서 정작 공항이 들어서는 경북도는 사업 추진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공동사업시행자가 된다면 경북도는 이전지역 토지 보상과 주민협의, 사업관리와 각종 인허가 지원, 재원 조달 등에 보다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설계와 공정 관리에서도 대구시와 역할을 나눠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대구시의 책임을 대신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구시가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경북이 함께 책임지겠다는 뜻이다.
-신공항 예정지 주민들은 장기간 개발 제한과 재산권 제약을 감수해 왔다. 사업 지연이 계속될 경우 주민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는데, 사업 지연에 따른 주민 피해와 보상 문제는 어떻게 풀 것인가?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조속한 사업 착수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보상절차가 시작돼야 주민들이 장기간 겪어 온 재산권 제약과 생활상의 불편도 실질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 현재 경북도는 의성군과 함께 이전지역 피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와 군뿐 아니라 주민대책위원회도 참여해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주민 면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객관적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행정통합 특별법에도 군 공항 이전 주변 지역 지원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장과 행정통합과 신공항 건설을 함께 추진하기로 뜻을 모은 만큼 무엇보다 더 이상의 사업 지연으로 주민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
-행정통합이 지연될 경우 신공항 사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두 사업 모두 대구경북의 미래를 결정할 매우 중요한 협력사업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어느 한 사업의 어려움 때문에 대구와 경북의 협력 자체가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히 신공항은 주요 행정절차가 상당 부분 마무리되고 실제 사업 착수를 앞둔 단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업을 움직이기 위한 실행력이다. 두 사업을 선후 관계로 연결하기보다는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한 양대 프로젝트로 보고 각각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신공항이 대구경북 산업 생태계에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공항 주변에는 단순한 물류창고가 아니라 스마트 항공물류단지, 첨단 융복합산업단지, 항공기 정비·수리·분해조립(MRO) 산업 연구개발 기능 등을 집적시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의성 공항신도시에도 항공물류·첨단산업·모빌리티 기능을 연계하는 구상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화물 전용터미널과 항공물류단지를 연계하면 신선식품과 바이오제품, 반도체 등 시간 민감형 고부가가치 화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물류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영일만항과 신공항을 연결해 항만과 공항, 철도와 도로가 하나의 물류망으로 움직이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북극항로 시대까지 대비한다면 동해안의 영일만항과 내륙의 신공항이 연계된 새로운 글로벌 물류축도 구상할 수 있다.
-사업 지연으로 여러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성공적인 신공항 건설을 위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대구시는 사업시행자로서 군 공항 이전사업을 책임 있게 추진하고, 정부와 국회는 특별법의 취지에 맞게 필요한 재정적·제도적 지원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경북도 역시 필요하다면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하고, 이전지역 주민 문제와 재원 확보, 공항경제권 조성까지 적극적으로 책임을 나눠야 한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신의와 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시도민의 합의로 이전지를 결정했고, 대구와 경북이 공동합의를 통해 여기까지 사업을 끌고 왔다. 사업이 늦어진다고 서로 책임을 돌리기 시작하면 지난 10년 동안 쌓아온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