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조사원 숨졌는데도 정부 대책은 '교육영상 공지'

입력 2026-10-07 16:55:44 수정 2026-10-07 16: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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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촬영 신청 7천712건 중 2천288건 반려…접근 어려운 농지는 사람이 가야
사고 전 안전교육은 권역별 1회뿐…대구경북 조사원은 경남 창원까지 가서 받아

4일 경북의 한 조사원이 농지조사를 위해 논과 농막을 살피고 있다. 매일신문 DB
4일 경북의 한 조사원이 농지조사를 위해 논과 농막을 살피고 있다. 매일신문 DB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를 벌이면서 현장 조사원의 안전 준비는 권역별 교육 한 차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조사원이 숨지는 사고가 났지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교육영상 공지와 기존 지침 재안내가 전부였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사원 안전교육은 7월 20~28일 권역별로 한 차례씩 열렸다. 대구경북에는 교육장이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대구경북 조사원은 7월 27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까지 가서 교육을 받았고, 이튿날 부산·울산·경남 조사원도 같은 곳에서 교육을 받았다.

안전교육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달 2일 경기 광주에서 50대 농지조사원이 트럭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사고 당일 농지조사를 중지하고 조사원 전원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교통안전교육센터의 교육영상을 조사 시스템에 게시하고 기존 안전지침을 다시 안내했다.

기존 지침에는 맹지와 도로변, 경사지, 출입 제한 지역에는 현장 진입을 하지 않고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항공·위성사진을 통해 도로·하천·공원 등으로 적법하게 전용된 사실이 확인되는 농지도 현장조사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지침은 새로 만든 안전 기준이 아니라 이미 있던 지침이었다. 심지어 이후 대응도 지방정부에 대한 요청 수준에 머물렀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2일과 16일 열린 중앙-지방 실무협의체 회의에서 지방정부에 자체 재해예방 매뉴얼 준수, 정기교육과 출장 전 수시교육, 현장조사 생략 지침 숙지 등을 '협조 요청'했다.

현장조사 과정에서 위험 지역에 직접 접근해야 하는 상황은 드론 촬영 반려 현황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22일 기준 전국에서 접수된 농지 전수조사 드론 촬영 신청 7천712건 가운데 2천288건이 반려돼 반려율이 29.7%에 달했다.

드론 촬영은 전파·고도 제한과 비행금지·제한구역, 송전탑 등 구조물과의 충돌 우려 등을 이유로 반려된다. 드론을 활용할 수 없는 농지는 조사원이 직접 현장에 나가야 하는 만큼 별도의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정부의 무리한 농지전수조사로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났지만 사고 뒤에도 단순 교육 외엔 실질적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아 추가 사고가 우려된다"며 "농지 특성상 접근이 어려운 구역이 많은 만큼 농지조사원 안전대책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