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침체, 선수들 마음가짐에도 문제 있었다

입력 2026-10-07 10: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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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후 선수도 감독도 뒤숭숭한 분위기 직·간접 시인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들 철없는 모습, 사태 악화시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6일 경기 용인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 앞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6일 경기 용인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 앞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고, A매치에서도 승리를 거두는 등 한동안 가라앉았던 한국 축구에 훈풍이 불었지만 오히려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지난 2~6일 있었던 한국의 경기를 통해 한국 축구가 최근 몇 년간 겪어왔던 침체가 단지 대한축구협회와 국가대표팀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국민들이 지켜봤기 때문이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우즈베키스탄을 2대0으로 꺾었다. 하지만 경기 후 이어진 언론 인터뷰를 보면 대부분 승리를 만끽하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날 경기에서 A매치 59번째 골을 넣으며 한국 축구 A매치 최다 골 신기록을 세운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대표팀 내)분위기가 무거웠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만큼 이 팀에 애정이 많고 팀을 정말 많이 생각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무거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재(왼쪽 세 번째)가 6일 경기 용인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에 내려와 2대0으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김민재는 결장했다. 연합뉴스
김민재(왼쪽 세 번째)가 6일 경기 용인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에 내려와 2대0으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김민재는 결장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베네수엘라와의 경기를 1대1로 끝낸 뒤 수비수 김민재의 발언으로 선수들이 단합되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난 게 컸다. 후반 34분 교체돼 벤치로 들어오면서 축구화를 내던지기도 했던 김민재는 이후 방송 인터뷰에서 "수비 선수들이 불쌍할 정도였다. 전체적으로 다 같이 싸우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모레노 감독도 선수들이 뭉치지 않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우즈베키스탄에 승리 후 모레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어느 선수도 팀보다 위대하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개인적인 성과나 목표를 팀의 성과나 목표 뒤에 놔야 팀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긴 팀에서 나올 수 있는 성질의 발언이 아니다.

13일 나고야 도요타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에서 양민혁이 그라운드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나고야 도요타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에서 양민혁이 그라운드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박승수가 지난 3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승리하고 금메달을 딴 직후 라커룸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박승수가 지난 3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승리하고 금메달을 딴 직후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쓰고 찍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박승수 인스타그램 캡처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행동과 발언 또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가는 고사하고 팀의 성적보다 금메달로 자신이 챙길 수 있는 이익에 더 관심을 갖고 경기에 임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대구의 한 축구팬은 "다른 선수들의 치기어린 행동이나 발언도 문제지만 특히 양민혁이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까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는 발언에 많이 실망했다"며 "앞으로 양민혁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축구팬은 "일부 축구 선수들의 가벼운 행동이 소위 말하는 '비인기 스포츠' 선수들에게 얼마나 마음의 비수가 됐겠는가"라며 "국가가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을 때 병역 면제를 해 주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했다면 나올 수 없는 모습이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