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이 역대 최악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미투자로 촉발된 통상 갈등이 양국의 안보 협력까지 뒤흔들면서다.
정부가 주미한국대사관에 파견하려던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비자 발급을 미 트럼프 행정부가 보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도 입국 거부된 적이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7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 후속 협의 일정이 지난 6월 첫 회의 이후 멈췄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 8월 한·미 연합훈련 일정은 당초 11일에서 5일로 단축되기도 했다. 당시 미국 주요 언론들은 잇단 안보 협력 파행의 배경과 관련해 "한국의 3천500억달러 투자 이행 속도에 대한 미측 불만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대미투자 발표 이후 양국 간 안보 협상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불확실성이 더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미투자 가운데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500억 달러)를 두고 양국이 엇박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상업적 합리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투자에 합의하지 않으면 곧 두 배를 청구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외교계 안팎에서는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도 미국은 안보 문제를 지렛대 삼아 대미투자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와 안보를 별개의 사안으로 다루려는 한국 정부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6일 국정감사 질의를 통해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올해 3월경 이종석 국정원장이 미국을 방문하려 했는데 미국이 반미(反美) 성향 등을 문제 삼아 입국을 거부했다고 제가 파악했다. 혹시 그런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조 장관은 사실의 유무를 밝히는 대신 "'제가 아는 한' 없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선 "저는 '국정원 화이트 요원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받아 지난 10월 4일 외교부에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아직 받지 못했다"며 외교부 국감 시작과 함께 자료제출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에 파견할 국정원 직원들의 비자 발급과 외교관 신분 승인을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일부 비자 지연 사유는 현재 미국의 강화된 입국 절차에 따른 개인 신상과 관련된 비자 프로세스에 관한 문제"라는 입장문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