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 지음/ 자음과 모음 펴냄
비가 그친 뒤 생긴 물웅덩이가 자전거의 바퀴를 따라 동네에 밑줄을 긋는 물감이 된다. 옥수수는 빗소리와 매미 소리, 풀벌레 소리를 받아 적는 키보드가 된다. 평범한 풍경을 조금만 다르게 바라보면 일상이 시가 된다.
김준현 시인의 신작 동시집 '온 동네에 밑줄을 긋자'는 이처럼 익숙한 사물과 풍경에서 어린이의 눈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한다. '쌩쌩'에서는 물웅덩이를 상상력의 도구로 바꾸고, '옥수수 타이핑'에서는 먹거리 하나를 여름의 소리를 기록하는 물건으로 변신시킨다.
가족과 친구,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에는 장난스러운 말놀이와 따뜻한 시선이 함께 담겼다. '유성이 떨어진 자리'에서는 동생의 팔에 생긴 작은 점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며 평범한 순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시인은 거창한 사건 대신 아이들이 매일 마주하는 것들에 오래 눈길을 준다.
이번 시집에는 김준현 시인의 동시 40여 편과 현민경 작가의 그림이 어우러졌다. 시집 '토마토 기준' '나는 법' 등을 펴낸 김 시인은 시와 동시, 평론과 소설을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104쪽, 1만5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