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온천 이용객 6천만 명 돌파…고온 천연수 노천탕이 가을 수요 이끈다 일교차 큰 환절기 혈압 급변 주의…한 번에 15분 안쪽 미온욕·반신욕 권장
설악산에 올해 첫 단풍이 든 날은 9월 28일, 지난해보다 나흘 빨랐다. 산림청은 강원 북부 산지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산 단풍이 10월 하순 절정에 이른다고 내다봤다. 아침저녁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이맘때, 붉게 물든 산을 바라보며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는 가을 노천온천 여행이 다시 성수기를 맞는다.
지난해 전국 온천 이용객은 6천만 명을 넘어섰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전국 온천 현황을 보면 이용객은 전년보다 111만 명 늘었고, 영업 중인 온천 시설도 566곳으로 증가했다. 설악부터 울진, 제천, 부산까지 단풍 산세를 품은 노천탕 여섯 곳을 권역별로 추렸다.
◆ 찬바람 불면 혈관이 먼저 움츠린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은 수축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질환 가이드는 기온이 1도 내려갈 때 수축기 혈압이 1mmHg 안팎 오른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평균 기온보다 하루 안의 변덕이다.
한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한국인 급성 심근경색 환자 약 19만 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평균 기온 자체보다 하루 중 기온 변동과 일교차가 클 때 발병 위험이 높았다"고 말했다. 환절기에 온천을 찾는 발길이 느는 이유다.
다만 산세를 보려면 노천이어야 하고, 천연수의 온기를 느끼려면 데우지 않은 고온수여야 한다. 전국 온천의 평균 용출 수온은 30도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45도 이상 고온형은 이용 중인 온천공 다섯 곳 가운데 하나꼴에 그친다.
◆ 강원권 설악 척산…울산바위 보며 53도 천연수
속초 척산온천휴양촌은 설악산의 관문이다. 지하 깊은 암반에서 53도 온천수가 데우지 않은 채 곧바로 올라온다. 하루 용출량이 1만 톤을 넘고, 강알칼리성이라 물이 미끌미끌하다.
노천탕에서는 소나무 숲 너머로 울산바위 능선이 보인다. 휴양촌을 두른 3천여 그루 소나무 숲 산책로는 단풍 산행을 마친 등산객이 몸을 식히는 코스다. 입욕료는 어른 1만원으로 이번에 꼽은 여섯 곳 가운데 가장 싸다.
◆ 영남권 울진 덕구…펌프 없이 솟는 42.4도
울진 덕구온천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모터 펌프 없이 땅 위로 솟는 자연용출천이다. 응봉산 자락 원탕에서 42.4도 온천수가 하루 2천 톤씩 올라온다.
원수는 데우지도, 지하수로 희석하지도 않는다. 보온 송수관을 타고 노천탕과 스파월드, 객실까지 그대로 간다. 노천탕은 덕구계곡 단풍 산행로와 이어져 산행과 입욕을 한 동선으로 묶을 수 있다. 스파월드 입장료는 비수기 어른 주중 2만4천원, 주말 3만원이다.
◆ 충청권 제천·예산·아산…숲속 인피니티 스파
충북 제천 포레스트 리솜 해브나인은 주론산 원시림 해발 500m 분지에 야외 스파를 앉혔다. 돌을 깎아 만든 인피니티 스톤스파 가장자리 너머로 오색 단풍이 그대로 펼쳐진다. 종일권은 주중 5만5천원으로 여섯 곳 중 가장 비싸지만, 그만큼 숲 조망을 앞세운다.
충남 예산 덕산온천의 스플라스 리솜은 워터파크와 노천스파에 최고 47.7도 온천수를 댄다.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2023년 온천 현황 기준으로 덕산온천은 한 해 342만 명이 찾아 전국 온천 가운데 이용객이 가장 많았다.
아산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충남 1호 보양온천이다. 가을 비수기 스파 요금은 어른 주중 4만5천원이다.
◆ 부산 동래…네 번째 온천도시, 70도 넘는 물
행정안전부는 지난 1일 부산 동래온천지구를 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로 지정했다. 충주·아산·창녕 세 곳이 먼저 지정된 뒤 추가된 첫 사례다. 동래온천수는 70.3도로 창녕 부곡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뜨겁다.
동래구는 온천도시 지정을 발판으로 금정산 국립공원과 연계한 온천치유원과 복합체험시설을 추진한다. 도심 온천이 산자락 단풍길과 묶이는 셈이다.
◆ 뜨거울수록 조심…15분 미온욕, 반신욕
고온 노천탕일수록 주의할 점이 있다. 찬 공기에 노출된 몸을 곧바로 뜨거운 물에 담그면 혈압이 급변해 실신이나 히트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심장이 필요로 하는 산소는 늘어나는데, 동맥경화가 있는 관상동맥은 충분히 확장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수축해 심장으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온천법은 욕탕마다 금기증을 게시하도록 하고, 중증 심장·폐 질환자의 입욕을 제한한다.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는 온수 목욕이 심박수를 급격히 증가시켜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번에 15분 안쪽의 미온욕이나 반신욕이 권장된다.
방문 전 확인할 것도 있다. 국내 온천공의 절반 가까이는 수온 25~30도의 저온형이어서, 일부 시설은 물을 데워 노천탕에 쓴다. 행정안전부는 천연 고온수를 그대로 공급하는지 미리 확인하라고 권한다.
국립수목원은 주소나 건물명을 치면 그곳의 단풍 절정일을 알려주는 검색서비스를 열었다. 시민과학자 829명이 전국에서 남긴 관측 기록을 토대로 했다. 숙소를 정하기 전에 가려는 산의 절정일부터 맞춰 볼 수 있다.
비용을 덜 창구도 열려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숙박세일 페스타 하반기편은 비수도권 숙박이 대상이다. 7만원 이상 결제하면 3만원 할인권을 매일 선착순으로 준다.
연박 예약은 최대 7만원까지 할인한다. 할인권은 소진되면 그날 발급이 끝나고, 대실이나 미등록 시설은 제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