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드라이브 코스 5선, 국민 4만명이 뽑은 숨은 단풍길 달린다

입력 2026-10-07 06:41:38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문체부·관광공사 '100×100' 힐링 드라이브 1위는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단풍철 내비 안내 7.7배 급증…고갯길 갓길 주정차 사고 위험은 숙제

담양 메타세쿼이아가로수길.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담양 메타세쿼이아가로수길.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단풍철 유명 산 입구는 주차장부터 전쟁터다. 올해 가을엔 목적지에 차를 세우는 대신, 단풍 터널과 억새 노을을 차창으로 지나치며 즐기는 가을 드라이브 코스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국민 투표로 발굴한 '대한민국 명소발굴 100×100' 명소 가운데 드라이브 코스가 그 길잡이다. 취재 결과 투표에는 4만145명이 참여했고, 중복을 뺀 6336곳이 최종 명소로 추려졌다.

◆ 국민이 고른 6336곳, 드라이브 1위는 담양

100×100은 100개 테마별로 명소 100곳을 뽑는 프로젝트다. 여행 전문가 100인이 후보를 조사했고, 지난 6~7월 국민 투표로 순위를 매겼다. 누적 투표 수는 150만 표를 훌쩍 넘었다.

힐링 드라이브 테마 1위는 담양 메타세쿼이아가로수길이었다. 강릉 헌화로, 양평 두물머리, 함양 지안재가 열 손가락 안에 들었고 단양 보발재도 스무 번째 안에 이름을 올렸다. 유명 산악 관광지가 아니라 '달리는 길'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셈이다.

◆ 바다 옆을 달리고, 고개를 넘고

강원권 대표는 강릉 헌화로다. 금진해변에서 정동진항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로, 파도와 바위 절경이 차창 바로 옆에 붙는다. 정선 만항재는 포장도로로 승용차가 오를 수 있는 국내 최고 높이 고개로, 해발 1330m 고원에서 억새와 단풍을 함께 본다.

충청권은 단양 보발재다. 소백산 자락을 따라 S자로 굽이치는 고갯길이 붉게 물들고, 고갯마루 전망대에서 그 도로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본다. 단양군은 지난 1월 사업비 21억 원을 들여 정상부에 2층 전망데크를 새로 지었다. 바닥 면적은 종전의 두 배 반 넘게 넓어졌다.

◆ 억새 노을, 메타세쿼이아 터널

전라권은 선택지가 넉넉하다. 담양 가로수길 외에 진안 모래재는 옛 지방도를 따라 메타세쿼이아와 단풍이 터널을 이룬다. 영광 백수해안도로는 서해 칠산바다 갯벌 위로 떨어지는 낙조가 백미다. 영광군은 노을길 데크를 휠체어가 다닐 수 있게 완만하게 정비했다.

경상권은 함양 지안재다. 오도재 너머 지리산 풍광을 조망하는 S자 곡선 코스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뽑힌 구간이다. 수도권에서는 남·북한강이 만나는 양평 두물머리가 도심 근교 코스로 꼽혔다.

◆ 11월 1일까지 '도장깨기'

관광공사는 이 명소들을 실제로 찾아가 인증하는 '프로 방랑러의 도장깨기' 가을편을 10월 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연다. '노을빛 가을 힐링 드라이브'를 비롯한 4개 테마로, 100×100 홈페이지에서 모바일 위치 인증을 하면 도장이 쌓이는 방식이다.

◆ 단풍철 내비 7.7배, 사고도 10월 최다

드라이브가 대안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단풍 명소 쏠림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2024년 이동 데이터 분석에서 단풍철 주요 단풍지 내비게이션 길안내는 평월의 7.7배로 뛰었고, 주말 이용자는 평일의 두 배였다. 양양군은 올해 남설악 오색지구에 매일 27명을 투입해 갓길 불법 주정차를 단속한다.

달리는 여행도 안전은 별개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낸 가을 행락철 교통사고 분석 자료 가운데 가장 최근 집계인 2023년 기준으로 교통사고는 평상시보다 10.1% 많았고, 고속도로 치사율은 100건당 4.8명으로 평균의 두 배였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24년 10월 분석한 최근 3년 월별 통계를 보면 사망자 중 10월 비중(10.5%)이 연중 가장 높았다. 공단은 고갯길에서 풋브레이크를 자주 밟으면 제동 불능이 올 수 있어 저단 기어로 엔진브레이크를 쓰라고 권한다.

◆ 숨은 길이 알려지면

남은 고비는 역설적이게도 홍보 효과다. 교통·관광 분야 전문가들은 온라인 투표로 발굴된 비경 도로가 SNS로 퍼지면 좁은 고갯길에 병목과 주차난이 그대로 재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단양군이 보발재 방문 차량을 인근 구인사·온달관광지 주차장으로 분산 유도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도로교통공단은 폭이 좁고 급커브가 많은 고갯길에서 사진을 찍으려 갓길에 차를 세우는 행위 자체가 교행을 막고 보행자 사고로 이어진다고 경고한다. 코스별 주차 가능 면수나 성수기 임시 셔틀·일방통행 운영 계획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도장깨기 인증 마감은 11월 1일, 오색지구 특별 단속은 그보다 일주일 뒤인 11월 8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