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수도권의 주택 인허가 증가를 "정부차원의 속도전" 성과로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의 심야 X(엑스, 구 트위터) 글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글에서 인용한 건 지난 9월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8월 주택통계'를 다룬 언론 기사다. 정부가 생산한 통계를 인용한 기사를 다시 X에 공유하면서 "정부차원의 속도전"이라는 평가를 덧붙인 셈이다. 오세훈 시장은 바로 이 해석을 문제 삼았다.
◆李 "서울 인허가 40% 증가…정부차원 속도전"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오후 11시 19분쯤 X에 "정부차원의 속도전으로 서울 수도권의 주택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가 급증하는 중"이라고 적었다.
함께 인용한 기사에는 올해 8월 서울 주택 인허가가 1만1306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4.4% 증가했고, 1~8월 누적 인허가도 3만9940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40.4% 늘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도권 전체 8월 인허가도 전년 동월 대비 105.6% 증가했다. 이 수치의 원자료는 국토교통부의 8월 주택통계다.
◆오세훈 "정비사업 착공까지 10년…현 정부가 1년 만에 만들었나"
그러자 오세훈 시장은 6일 오후 1시 2분쯤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정신승리를 지켜보기엔 국민의 삶이 너무 절박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전년 대비 서울·수도권의 인허가와 착공이 늘어난 것을 정부의 속도전 덕이라고 한 대목에서는 헛웃음이 난다"며 "조합설립부터 착공까지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데 대통령께서는 인허가와 착공을 1년 만에 만들어내는 요술램프라도 갖고 계신가"라고 반문했다.
서울시는 실제 정비구역 지정부터 착공까지 평균 10년 이상이 걸린다고 설명해왔다. 또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인 2012~2020년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돼 약 43만호의 잠재 공급 물량이 사라졌다는 것이 서울시의 주장이다.
오세훈 시장은 "올해부터 인허가와 착공 성과가 순차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은 박원순 시장 시절 뿌리를 뽑고 제초제까지 뿌려놓은 정비사업을 서울시가 밤낮없이 복원해온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취소된 정비사업 가운데 214곳을 새로 지정하고 사업성을 개선했다며, 지난해 약 1만5000호가 착공했고 올해는 3만호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수는 투기 권장, 진보는 억제? 이념으로 부동산 봐"
오세훈 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인식 자체도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은 '보수정부는 투기를 권장했고, 진보정부는 투기를 억제했다'는 근거 없는 이분법적 사고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며 "부동산을 시장 원리가 아닌 이념으로 바라보는 인식에서 단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있는 사실마저 외면한 채 정신승리만 거듭한다고 정책의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최근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방향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두 사람의 공방은 같은 인허가 증가 통계를 두고 누가 그 성과의 원인을 만들었느냐에 대한 해석 싸움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중앙정부의 공급 속도전을 강조했고, 오세훈 시장은 정비사업 특성상 현재 실적은 수년 전부터 진행된 서울시 정책의 결과라고 맞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