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칭찬한 '구미시 베테랑 민원팀', 그 시작에는 '열혈' 공무원이 있었다

입력 2026-10-06 13:43:45 수정 2026-10-06 13: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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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주목한 구미의 민원혁신…시작은 한 공무원의 아이디어
사람은 떠났지만 좋은 행정은 남았다…전국으로 퍼지는 '베테랑 민원팀'

경북 구미시가 복합민원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경북 구미시가 복합민원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베테랑 팀장' 제도가 행정혁신 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사무관으로 승진한 윤석목 과장이 토목분야에서 현장 행정을 펼치고 있다. 구미시 제공
임상준 서부지역취재본부장
임상준 서부지역취재본부장

"시장님을 잘 만나 승진도 하시고 축하드립니다. 민원 부서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냐에 따라서 공무원들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원혁신 사례보고회'에서 구미시의 '베테랑 원스톱 민원팀' 우수 사례 발표를 듣고 한 말이다.

구미시는 2024년 행정·토목·건축·복지의 각 분야에서 경험 많은 팀장급 공무원을 민원 해결에 직접 투입하는 '베테랑 민원팀'을 출범시켰다. 민원 돌리기, 핑퐁 민원 등 공무원 조직의 고질병인 업무 떠넘기기 민원 행태를 타파하고자 마련한 장치다.

2년여 동안 200건이 넘는 복합민원을 풀어냈고, 최근 대통령까지 "전국으로 확산할 만하다"고 평가할 정도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그런데 대통령의 칭찬을 받은 구미시장과 승진한 베테랑 팀장 뒤에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

지난달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김○○ 전 구미시 총무과장 얘기다.

최연소 구미시 여성 사무관(1982년생)에 올랐던 김 전 과장은 조직 안에 축적된 선·후배 공무원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눈여겨봤다. 그리고 수많은 민원인과 부대끼며 시행착오 끝에 몸으로 익힌 현장 행정의 경험은 어떤 매뉴얼로도 얻기 힘든 소중한 자산이라며 소중히 했다. 흩어져 있던 그 경험을 민원 해결에 활용해 보자는 '태도', 그것이 '베테랑 민원팀' 탄생의 씨앗이 됐다.

사실 본인도 늘 적극적인 행정과 업무 태도로 주목받았다.

인사팀장때는 1천800여 명에 이르는 구미시 공무원들의 성향과 직무 능력, 장단점을 속속들이 파악할 정도였다고 한다. 능력 위주의 발탁 인사를 시정 기조로 삼고 있는 김장호 구미시장이 '총무과장'이라는 중책을 맡긴 이유이기도 하다.

베테랑 민원팀은 이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김 시장과 김 전 과장, 나아가 구미시정의 이러한 '태도'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정 곳곳에 흩어져 있던 공무원들의 능동적인 태도를 한데 모으자 부서의 벽에 막혀 풀리지 않던 민원에 뚤림이 생긴 것이다.

한 공무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작은 실험은 이제 혁신적인 구미시정이 됐다. 그리고 대통령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권하는 모범행정의 사례로 성장했다.

공직자가 남기는 것은 직급이나 명함만이 아니다. 언젠가는 직책도 내려놓고 사무실도 떠나지만, 자신이 고민해 만든 제도는 이어져 누군가의 불편을 덜어준다.

비록 그는 자신이 뿌린 씨앗이 대통령의 입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낸 아이디어는 오늘도 구미의 민원 현장에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