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자체 보수비 지난해 처음 1억 넘어…흡연·창호 훼손 잇따라

입력 2026-10-06 10: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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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무단 흡연·취식·출입금지 구역 침범 잇따라…범칙금은 고작 5만 원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경복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경복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복궁의 자체 보수 비용이 지난해 처음으로 1억 원을 넘어섰다. 일부 관람객의 흡연·무단 취식·시설 훼손 행위가 이어지면서다.

궁능 유적 관람객 수는 2021년 670만 명에서 지난해 1천781만 명으로 약 2.7배 폭증했다. 경복궁관리소에 따르면 관람객 증가와 시설 훼손이 맞물리며 자체 보수 비용이 급증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1억 원을 넘어섰다.

JTBC 보도에 따르면 경복궁 내에서 일부 중국인 관람객이 전자담배를 피우거나 취식 금지 구역에서 음식을 먹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됐다. 근정전과 교태전 등 궁내 주요 전각 창호지에 난 구멍 중 60%가 관람객 훼손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품계석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촬영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출입금지 구역도 소용없었다. 한 관람객이 "외국 사람들이 들어갔다가 나오더라"고 말하자 현장 계도원이 출입 불가 구역임을 안내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관람객이 몰리는 가을철 근정전 월대 주변에 철문을 설치하는 것도 훼손을 막기 위한 조치다.

훼손 행위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 규정이 없어 현장 인력은 훼손된 창호지에 매일 종이를 덧대 보수하는 데 급급한 상황이다. 경복궁 돌담에서 용변을 본 외국인에게도 범칙금 5만 원을 부과하는 데 그쳤다.

근정전 앞마당에 깔린 박석도 곳곳이 갈라지거나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상태다. 박석은 조선시대부터 강화 석모도에서 채석한 것만 사용해 왔다. 그런데 현재 근정전 박석 산지인 강화군 석모도에서 채석이 중단돼 보수용 석재 보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유산청은 협생문 터에서 발굴된 박석 257매 중 상태가 양호한 약 30매를 근정전 정전 앞 바닥 박석 보완에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발굴 박석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수급 부족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김태영 경복궁관리소장은 JTBC에 "교체는 진행하고 있지만 훼손되는 시기가 너무 빨라 일일이 감당하기도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들이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은 "관람객은 2천만 시대로 넘어왔는데 이를 지킬 인력과 법 제도는 그대로 멈춰 있다"며 국가유산 관리 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급증하는 관람객 수와 멈춰선 관리 시스템 사이의 대비로 인해 국가유산청에 실효성 있는 종합대책 마련이 시급히 촉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