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포츠 문화, 이제 변해야 한다

입력 2026-10-06 08: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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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영남대 체육학부 명예교수
김동규 영남대 체육학부 명예교수

어린 시절 특별한 소질이 없음에도 운동선수의 길을 택했던 이유는 오직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순수한 열망 때문이었다. 당시 농구선수로도 큰 키였기에 노력만 하면 국가대표가 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출세나 명예, 금전적 보상보다 '국가대표'라는 꿈 자체가 삶의 이유였고, 이는 당시 많은 선수들이 공유하던 순수한 동기였다.

제3공화국 출범 이후 한국스포츠가 국제대회 성적에 공을 들인 핵심 명분은 '국위 선양'이었다. 스포츠가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경제성장에 기여한다는 믿음 아래, 정부는 연금·상금·병역 혜택 등 제도로 선수의 성과를 뒷받침해 왔으며 실제 긍정적인 성과도 거두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한 만큼 성과 중심 보상체계가 가져온 부작용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막을 내린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일부 금메달리스트의 병역혜택 관련 발언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따라 아시안게임 성적에 따른 병역 혜택이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다시 제기되었다. 메달과 개인적 혜택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국가대표라는 명예와 자부심을 위해 땀 흘리던 스포츠 본래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

선수들의 경박한 언행과 인성 부족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어린 시절부터 승패 위주의 학교 대항전에 몰두하며 학업과 교양교육을 소홀히 해온 구조적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환경은 선수들의 지성과 교양, 사회적 적응력을 기르는 데 치명적이다.

따라서 초·중학교는 동아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고등학교와 대학은 운동과 학업 병행을 강화하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도자에 대한 정기적인 인성·교양교육 역시 필수적이다.

국제대회 입상 선수에 대한 보상 제도 역시 시대적 흐름에 맞춰 재정비해야 한다. 단발성 포상금이나 병역 혜택에 집중하기보다 선수의 진로와 취업, 은퇴 후 사회 정착까지 아우르는 체계적 지원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아울러 국민들 역시 국제무대에서 'KOREA'를 가슴에 품고 한계에 도전한 선수들의 노력과 희생을 존중해야 한다. 선수 개인을 향한 모독성 비난이나 조롱을 자제하고 성숙한 관전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바른 길이다.

김동규 영남대 체육학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