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탈북민→북향민" vs 법무부·외교부 "검토·현행 유지"

입력 2026-10-06 06: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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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이북도민과 혼동 가능"…외교부 "강제송환금지 설득력 약화 우려"
박충권 "탈북민 정체성 짓밟은 인권 폭거…용어 강제 사용 철회해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부가 '탈북민'을 대신해 사용하고 있는 '북향민'이라는 명칭을 두고 법무부와 외교부가 사실상 반대 입장을 국회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통일부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북한이탈주민 보호·정착지원법 개정안(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 대표발의)'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해당 개정안은 '탈북민'이라는 명칭을 '북향민'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사회 통합에 기여하기 위해 법률상 명칭을 변경하려는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북향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는 만큼, 향후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인식 개선과 사회통합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법무부와 외교부는 명칭 변경에 신중하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법무부는 '북한이탈주민'이라는 기존 용어가 국민에게 이미 익숙하다는 점과 '북향민'이 개념상 '이북도민'과 혼동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종합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민적 인식 수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북향민'의 영어 명칭인 'North Korean-born citizens(북한 출생 시민)'에 우려를 나타내며 '현행 유지' 의견을 제출했다. '북한 이탈'보다 '북한 출신'이라는 의미가 부각돼 강제송환금지 원칙에 대한 설득력이 약화할 수 있고, 'North Korean citizens(북한 주민)'로 잘못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통일부는 "법률상 보호·지원 대상자의 범위는 법률이 정한 정의 규정과 보호 신청, 결정 절차에 따라 확정되므로 북향민이라는 명칭 변경이 곧 보호대상자의 범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통일부는 앞서 지난해 말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탈북민이라는 표현을 '북향민'으로 점진적으로 대체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올해부터는 자체 문서와 발표 등에서도 '탈북민' 대신 '북향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박 의원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향민' 명칭 강요는 북한 독재를 탈출한 탈북민들의 자유 투쟁 역사를 부정하고 정체성을 짓밟는 반헌법적 반인권적 폭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장관이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새터민' 용어 추진 실패에 대한 개인적 오기와 치적 욕심으로 탈북민 사회 전체를 실험실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며 "관계 부처조차 반대하는 부적절한 용어 강제 사용을 즉각 철회하고, 탈북민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