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北 사이버 독자제재" 제안…정동영 "지뢰와 무관" 반대
8월 '평화공존 구상' 때도 충돌…외교·통일라인 노선차 재부각
與 "가장 저자극 대응마저 반대"…"대북 인식 지나치게 낙관적"
비무장지대(DMZ) 북한군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한 대응을 두고 조현 외교부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충돌하면서 이재명 정부 외교안보라인 내 대북정책 노선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북한의 도발에도 대화 기조를 우선하는 '자주파'의 접근법을 두고 대북 인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는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한 독자제재 여부를 놓고 조 장관과 정 장관이 언성을 높이며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NSC는 북한 지뢰 폭발 대응 수위를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외교부는 북한의 해킹과 가상자산 탈취, 해외 정보기술(IT) 인력 활동 등에 관여한 개인과 기관을 독자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이 관련 정보를 공유한 뒤 각국이 독자적으로 제재에 나서는 방식으로, 제재 대상의 국제 금융·거래망 접근을 차단하는 '낙인 효과'를 노린 조치다.
반면, 정 장관은 지뢰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사이버 분야 제재를 현시점에 추가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취지로 반대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대화 여건을 조성한다는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출신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 사이버 활동에 대한 독자제재는 미국과 일본이 계속 조치를 해왔을 것이고, 한국에도 동참해달라는 요구가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며 "외교부가 낸 아이디어에 통일부가 반대한 것이라면, 사실상 가장 저자극적인 대응 조치마저 통일부 장관이 반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의 외교·통일 라인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외교·안보 분야 업무보고에서도 정 장관이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구상'과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등을 제안하자 조 장관은 "이상주의적"이라는 취지로 평가했고, 정 장관은 "이상이 있어야 현실을 바꾼다"고 맞받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정 장관은 남북관계의 자율성과 대화·긴장 완화를 중시하는 '자주파'로, 조 장관은 한미 공조 및 북한 도발에 대한 상응 조치를 강조하는 '동맹파'로 각각 분류된다.
보수 정가 관계자는 "북한이 대화 제의에는 호응하지 않으면서 군사적 위협을 이어가고 있는데도 긴장 완화와 대화만을 앞세우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접근"이라며 "도발에는 분명한 대응 원칙을 보여줘야 오히려 향후 대화의 동력도 확보할 수 있다. 저자세의 대북접근은 우리나라의 존재감만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