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직접 굴리자" 퇴직연금 DC전환 급증…하락장에 직격탄

입력 2026-10-05 14:02:13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6~7월에만 15만명 전환…4~6월 전환자는 하락장에 수익률 -10%대
한번 옮긴 적립금은 DB 원복 사실상 불가…"숙려장치 필요"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폭등하면서 퇴직연금을 회사가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에서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났지만, 6월 정점 이후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DC형으로 전환한 일부 가입자 수익률이 두 달 만에 10% 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7월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한 가입자는 총 14만9천7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3천242명보다 181.2% 증가했다.

전환 가입자는 올해 6월을 기점으로 크게 늘기 시작했다. 6월 4만3천974명이던 전환자는 7월 10만5천736명으로 한 달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올해 1∼7월 누적 전환자는 34만15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만5천947명보다 118.1%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44.0%가 6∼7월 두 달에 몰렸다.

전환 가입자가 급증한 시기는 상반기 증시 상승세가 정점으로 향하던 때와 겹친다. 연초 4,2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상승세를 이어가다 지난 6월 19일 장중 9,300선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이 DC형으로 전환한 직후 증시 방향은 바뀌었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형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서 올해 4∼6월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한 가입자들의 7∼8월 단순 기간수익률은 각각 -10.7%, -10.2%로 집계됐다.

문제는 DB형에서 DC형으로 옮긴 기존 퇴직연금 적립금을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서 다시 DB형으로 되돌리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현행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르면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면서 이전한 적립금을 이후 다시 DB형 적립금으로 이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전환 당시 과거 근속기간에 대한 퇴직급여까지 모두 정산해 DC 계좌로 옮기기 때문이다.

박성훈 의원은 "노후자금의 운명을 바꾸는 중대한 선택인데도 정부는 상승장에 휩쓸린 '묻지마 전환'을 사실상 방치했다"며 "단기 수익률에 현혹돼 성급한 전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위험고지와 투자교육을 강화하고, 숙려 절차 등 실질적인 보호장치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