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남녀고용기회균등법 10월 시행…상담창구·재발방지 의무, 위반 시 사명 공개 그쳐
일본에서 취업준비생 10명 중 3명이 채용 과정에서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기업에 방지책 마련을 의무화하는 개정 남녀고용기회균등법이 이달부터 시행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2024년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준생의 31.9%가 기업설명회·면접 등에서 성희롱 피해를 봤고, 인턴십 경험자의 30.1%도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유형 중에는 집요한 식사·데이트 권유(33.2%)와 성적인 농담·놀림(28.9%)이 가장 많았다.
도쿄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기존에 사원에게만 적용되던 기업의 괴롭힘 방지 의무를 취준생과 인턴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 남녀고용기회균등법이 10월 시행됐다. 법 적용 범위는 면접, 선배 직원 방문(OB·OG 방문), 인턴십 등 채용 과정 전 단계를 포괄한다.
이에 따라 기업은 취준생 대상 성희롱 피해 방지책을 마련하고 관련 상담 체제를 정비해야 하며, 피해 발생 시 신속한 사실 확인과 재발 방지 조치를 할 의무를 진다. 후생노동성 지침에 따라 채용 담당 직원 교육과 내부 정책 수립도 필수 사항에 포함된다.
후생노동성은 올해 2월 공포한 지침에서 '허리나 가슴을 만진다', '구직자에게 성적 관계를 요구한다', '사적인 식사 자리에 집요하게 부른다' 등을 대표적인 성희롱 사례로 제시했다.
취준생은 피고용인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 이 법적 공백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도쿄신문은 "취업에 불리하게 될 것을 우려하는 심리를 이용한 악질적인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정법은 규모와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사업주에게 취준생 성희롱 예방 조치를 취할 명시적 의무를 부과한다. 그러나 제재 수위를 놓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법 위반 시 행정 지도와 사명 공개(네임 앤드 셰임)에 그칠 뿐, 직접적인 형사 처벌 조항은 없다.
주요 대기업들은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 사례조차 집계되지 않는 중소기업에서는 여전히 유사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은 취준생 성희롱 방지 의무를 포함한 노동정책 종합추진법과 남녀고용기회균등법 개정안을 2025년 6월 11일 공포했으며, 18개월 이내 발효를 명시했다. 후생노동성은 새 제도 정착을 위해 기업별 지침 이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