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기대·홍콩이공대 연구팀, 국제학술지 '켐 서큘래리티' 발표
홍콩과학기술대학교(HKUST)와 홍콩이공대학교 연구팀이 유전자 조작 효모, 젤라틴, 화성 토양을 결합한 저에너지 3D 프린팅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화성의 극한 환경에서 동결건조돼 굳으며, 압축 강도는 저급 콘크리트에 준하는 수준이다.
연구 결과는 9월 10일 국제학술지 '켐 서큘래리티(Chem Circularity)'에 게재됐다. 토목공학자 추지션(Jishen Qiu) 부교수가 연구를 이끌었다.
화성은 진공에 가까운 대기와 혹독한 추위, 강한 방사선 환경이다. 지구에서 건축 자재를 실어 나르는 것은 로켓 탑재 한계로 사실상 불가능하고, 현지 암석을 녹여 벽돌로 만들려면 막대한 열에너지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생물학적으로 풀었다. 홍합이 암석에 달라붙을 때 쓰는 접착 단백질을 본뜬 유전자 조작 효모와, 결합제이자 세포 영양원 역할을 하는 젤라틴을 화성 토양(레골리스)에 섞었다.
이 혼합물을 노즐로 압출하면 화성의 낮은 온도와 진공에 가까운 기압이 자연 동결건조 역할을 해 다공성 거품 구조로 굳는다. 이 과정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는 기존 열처리 방식보다 10~100배 적다.
추 부교수는 "동결건조한 과일이 더 단단해지는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화성의 극저온·저압 환경이 동결건조와 유사한 조건을 만든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실험에서 만들어진 시편은 와인 코르크 크기의 돔 형태로, 압축 강도는 10~12메가파스칼(MPa)을 기록했다. 이는 저급 콘크리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구팀은 "지구 중력이 화성보다 3배 강한 점을 고려하면, 이 강도로 지구에서도 1~2층 건물을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소재는 4차례 재제조 사이클을 거쳐도 기계적 성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단 건조·경화되면 다시 분해해 재활용하거나 새 건축을 위해 재배양할 수 있다.
다만 실험 구조물은 높이 45밀리미터에 불과하며, 실제 화성 환경에서 효모가 생존할 수 있는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연구팀도 실용적인 주거 공간을 만들려면 기압 유지, 방사선 차폐 등 복합 시스템을 통합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추 부교수는 향후 낮은 중력 조건을 재현한 더 큰 규모의 실험 환경을 구축해 검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