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법, 서면사과 처분 취소 소송서 원고 패소…"불쾌감 인식했을 것"
충북 음성의 한 초등학교에서 남학생이 뽀뽀를 하려는 장난을 치다 동급생 여학생이 다친 사건이 학교폭력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청주지법 행정1부(부장 김성률)는 A군의 학부모가 음성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낸 학교폭력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군은 지난해 3월 17일 오후 2시 40분께 충북 음성의 한 초등학교 교실 앞 현관에서 입술을 내밀고 동급생 B양에게 접근했다. B양은 이를 피하다 철제 기둥에 부딪혀 입술을 다쳤다.
B양 부모의 신고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렸고, A군의 행동이 학교폭력으로 판단돼 서면사과 처분을 받았다. 서면사과는 가해 학생에게 내려지는 9단계 조치 중 가장 가벼운 처분이다.
A군 측은 재판에서 초등학생들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며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학생들의 설명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A군 부모도 조사 과정에서 사건 발생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을 근거로 이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A군이 B양을 골리려는 의도로 행동한 것으로 봤다. 또 기본적인 성교육을 받아왔고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이해도 어느 정도 형성된 만큼,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희미하게나마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행위가 "일반적인 유형력의 행사와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고도 명시했다. 단순한 신체 접촉이 아닌, 성적 의미를 띤 행동으로 본 것이다.
학교폭력예방법상 가해 학생에게 부과되는 처분은 경미한 조치부터 중대한 조치까지 총 9단계로 나뉜다. 1호 조치인 서면사과는 가해 학생의 자필 사과문을 학교에 제출하게 하는 처분이다. 서면사과(1호) 처분에 따른 학생부 기재 사항은 졸업과 동시에 삭제된다.
한편 최근 법원에서는 초등학생 학교폭력 사안의 판단 기준을 둘러싼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대법원 형사1부는 지난달 3일 초등학생 A군이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낸 학교폭력 재결 취소 청구 소송(2026두30954)에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해당 사건에서 대법원은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에 부합하는 듯한 행위를 모두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게 되면 학교생활에서 발생하는 학생들 사이의 모든 갈등이나 분쟁이 학교폭력에 해당하게 된다"는 점도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