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49% "EU 재가입 찬성"…버넘 총리 복귀 카드에 여론 들썩

입력 2026-10-03 18: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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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나그룹 1만1461명 설문…EU 재가입 찬성 49%, 반대 28.5%로 7가지 방안 중 가장 높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영국의 한 선술집에 생맥주 기계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영국의 한 선술집에 생맥주 기계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영국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유럽연합(EU) 재가입을 지지한다는 대규모 여론조사 결과가 3일 나왔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가 최근 노동당 당론을 넘어 EU 복귀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직후여서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정치컨설팅업체 메시나그룹(TMG)이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9%가 EU 재가입에 찬성했고, 28.5%가 반대했다. 이번 조사는 1만1461명을 대상으로 9월 12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됐으며, 2016년 EU 국민투표 결과를 기준으로 표본을 가중 처리했다.

설문에는 일곱 가지 관계 재설정 방안이 제시됐다. EU 재가입 찬성 비율이 49%로 근소한 차이로 가장 높았고, EU와 양자 협정 개정에는 48.2%, 관세동맹 가입에는 47.1%가 찬성했다. EU와 더 멀어져야 한다는 응답은 27.9%에 그쳤으며, 이는 브렉시트가 옳았다고 답한 비율 29.7%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앞서 지난 6월 여론조사업체 유고브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가 EU 재가입을 지지했고 반대는 34%에 그쳤다. 최근 여러 기관의 조사에서 EU 재가입 찬성 응답이 50% 안팎으로 반대를 꾸준히 웃도는 추세다.

버넘 총리는 내달 열리는 EU·영국 정상회담과 관련해 지난달 29일 "유럽 파트너들과 영국의 장기적인 관계를 위해 제가 생각하는 여러 가지 옵션들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튿날에는 BBC 방송에 "끝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해 EU 재가입도 선택지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이번 TMG 설문은 버넘 총리가 EU 복귀 가능성을 언급하기 이전인 9월 12일부터 24일 사이에 이뤄졌다. TMG의 시나리오별 분석에 따르면 EU와 관계를 강화하는 각각의 방안에서 노동당 득표율이 4.3~7.4%포인트 오를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득표율 상승 효과는 버넘 총리가 직접 재가입을 지지하며 새 국민투표를 제안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 수치다.

그러나 버넘 총리의 EU 복귀 카드가 정치·사회적 혼란과 분열을 일으켜 오히려 최근 주춤한 우파 영국개혁당을 되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6년 국민투표 때 브렉시트를 찬성한 지역구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는 재가입 논의 자체가 정치적 위험을 키우고 영국개혁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지난 1일 "두 번째 국민투표는 우리가 지금까지 본 적 없을 만큼 나라를 극도로 분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쩌면 그가 내 정치 인생에서 가장 큰 동력을 안겨줬을지도 모르겠다. 생큐 앤디"라고 덧붙여 버넘 총리의 행보를 정치적 호재로 직접 평가했다.

현재 국민투표나 EU 재가입 공식 신청이 발표된 것은 없다. 버넘 총리는 내달 열리는 EU·영국 정상회담에서 장기적 관계 재설정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