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들' 논란에 입 연 박지만 "아버지, 가슴이 들썩일 정도로 우셨다"

입력 2026-10-03 16: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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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어머니 암살 배후라니…우리 아버지가 그렇게 미운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표현의 자유로 정당화될 수 없는 역사 왜곡"이라며 가세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노무현 대통령을 건드리면 줄줄이 고소·고발 당한다. 박정희 대통령 모욕은 '표현의 자유'다"라며 비판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 홍보물. 연합뉴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 EG 회장이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떠올리며 영화 속 설정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1일 전화 인터뷰에서 영화가 박 전 대통령을 육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로 암시하는 데 대해 "문세광의 총탄에 어머니가 쓰러지는 모습을 온 국민이 TV 생중계로 지켜봤고, 재일교포 문세광의 단독 범행으로 명백히 밝혀진 사건이 왜 지금 의혹의 대상이 되어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어머니 암살의 배후라니, 우리 아버지가 그렇게 미운가"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아내의 죽음 앞에서 오열했던 모습도 상세히 전했다.

육 여사가 피격된 1974년 8월 15일 밤을 회고한 박 회장은 "서울대 병원에서 돌아오신 아버지가 저를 와락 껴안으시더니 '지만아, 니 엄마가 돌아가셨다' 하시며 가슴이 들썩일 정도로 우셨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가 그렇게 소리 내어 우는 모습을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당시 박 회장은 16세였다.

육 여사는 이날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 도중 총격을 받아 머리에 총상을 입었으며, 서울대 부속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던 중 숨졌다.

박 회장은 영화에서 제기된 배후 의혹 자체에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어머니를 암살하려 했다면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왜 자신이 연설하는 곳에서, 자기도 총탄을 맞을 수 있는 곳에서 목숨을 걸고 하나.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총격 직후 박 전 대통령이 연설을 계속한 점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회장은 "그럼 어머니를 따라 병원으로 가셨어야 하나"라며 "내가 아는 아버지는 총알이 날아왔다고 해서 '얼른 도망가자' 했을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화 제작진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를 좋아했다고 밝힌 박 회장은 "그렇게 아름다운 영화를 만든 분이 서로를 증오하게 만드는 영화를 내놓을 줄 몰랐다"고 했다.

출연 배우 유해진에 대해서도 "좋아했다"면서 "그런 분들이 그렇게 험악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출연 배우들을 직접 비판하지는 않았다. 그는 "배우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나. 우리 영화판이 그렇게 만들었지"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영화 상영 중단이나 손해배상 문제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영화가 상영되고 안 되고에 나는 관심이 없다"며 "많은 국민들께서 이번 일을 계기로 아버지 박정희를 제대로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을 바라보는 심경에 대해서는 "오히려 그간 답답했던 것이 좀 풀리는 느낌"이라며 "아버지를 둘러싼 온갖 음모론과 거짓말이 이번 일을 통해 어느 정도 밝혀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개봉 이후 사건 배후를 둘러싼 영화의 해석을 놓고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허진호 감독은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피격 자작극이나 배후설을 전제로 영화를 제작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