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요금제 고지 1일 시행…무제한 6만9000원→4만9000원, 월 2만원

입력 2026-10-03 07: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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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6개월마다 문자·이메일로 위약금 변동까지 의무 고지 과기정통부 연 3221억원 절감 추산… 3사는 3년간 437억원 부담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가 매장에 방문해 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안내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가 매장에 방문해 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안내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이동통신 3사가 후불 가입자에게 6개월마다 가장 알맞은 요금제를 직접 알려야 하는 최적요금제 고지 의무가 이달 1일 시행됐다. 지난 3월 공포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21에 따른 것으로, 대상은 전년도 이동통신 매출 1조원을 넘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다. 통신사는 알려 줄 뿐 요금제를 자동으로 바꿔 주지 않는다. 변경 신청은 이용자 몫이다. 결합할인과 위약금을 따지지 않으면 기본료를 낮추고도 총납부액이 늘어난다.

◆ 6개월마다 문자 한 통, 위약금 변동까지 적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6월 행정예고한 고시 제정안을 보면 통신사는 가입자의 최근 6개월간 평균 이용량을 분석해야 한다. 음성·문자·데이터 이용 패턴을 따져 반년에 한 번 문자나 이메일로 적합 요금제를 알리는 방식이다. 안내문에는 추천 요금제의 월 이용료뿐 아니라 위약금 변동 내용과 가입 절차까지 담긴다.

정부가 잡은 절감 규모는 작지 않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4월 내놓은 통신 3사 요금제 개편 방향을 보면 데이터 초과 사용 비용 절감과 하향 요금제 이동으로 연간 3221억원의 가계통신비가 줄어든다. 데이터 안심옵션이 LTE·5G 요금제에 전면 포함되면서 혜택을 보는 회선은 717만명으로 추산됐다.

같은 자료에서 전체 소비지출 가운데 가구당 통신비 비중은 2022년 4.86%에서 2025년 4.27%로 낮아졌다. 몫은 줄었어도 쓰지 않은 데이터에 매달 내는 돈은 그대로 남았다. 이번 제도의 출발점이 여기에 있다.

◆ 18GB 쓰면서 6만9000원… 구간 한 칸 내리면 월 2만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지난달 내놓은 요금표 분석을 보면 절감 폭이 뚜렷하다. 무제한 가입자가 실제 사용 구간인 20~30GB대로 내려오면 월 1만~2만원대를 아낀다.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변경 사례도 같은 방향이다. 월 6만9000원 무제한 요금제를 쓰면서 18GB만 쓰던 이용자가 4만9000원대로 옮겨 매달 2만원을 줄였다.

요금표 자체도 바뀐다. 통신 3사의 가장 싼 5G 요금제는 SK텔레콤 3만9000원, KT와 LG유플러스 3만7000원이었지만 개편 뒤 2만7830원으로 1만1170원 내려간다. 3사 합산 250개에 이르던 요금제는 통합·재편을 거쳐 절반 이하 구간으로 줄어든다.

◆ 법은 1일 시행됐는데 첫 문자는 이달 말

정작 안내문은 아직 오지 않는다. 시행령과 고시 등 하위규정이 규제심사 단계에 머물러 가입자 대상 첫 고지는 10월 말 이후가 유력하다. 법 시행일과 실제 발송 사이에 시차가 생긴 셈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9일 규제 심사 착수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연말까지 통신 3사 고객 모두에게 최적요금제 관련 안내 메시지가 가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알뜰폰 1048만명은 빠졌다… "3년간 437억원" 비용 공방

고지 의무가 매출 1조원 초과 사업자로 한정되면서 알뜰폰 가입자 1048만명은 대상에서 빠졌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달 성명에서 1천만 소비자가 제외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비용을 두고도 충돌한다. 통신사업자연합회가 지난달 규제합리화위원회에 낸 규제비용 추계서에 따르면 3사가 들여야 할 돈은 약 437억원이다. 고지 시스템 구축과 발송에 향후 3년간 연 100억원 넘게 든다는 계산이다. 3사는 6개월인 고지 주기를 유럽연합처럼 12개월로 늦춰 달라고 요구한다. 학계에서는 중복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사업자연합회가 운영하는 포털 '스마트초이스'에서 이미 실사용량 기반 추천과 결합할인 비교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통신·미디어 정책을 연구하는 한 사립대 교수는 지난 7월 제3자 분석을 제안했다. 그는 "취지는 좋지만 통신사가 직접 추천하는 구조보다 제3자가 객관적으로 분석해 추천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약정 만료 시점과 무관한 6개월 일괄 발송은 스팸 문자로 전락한다는 우려도 함께 나왔다.

◆ 요금만 보고 바꿨다가 총납부액 늘 수도

고지받은 요금제가 늘 유리하지는 않다. 유·무선 결합이나 가족결합, 선택약정이 묶여 있으면 기본료를 낮췄을 때 할인 구간이 줄거나 위약금이 생겨 총납부액이 외려 오른다. OTT 무료 구독권과 제휴 멤버십 혜택도 데이터 사용량만 보는 추천에는 정밀하게 반영되기 어렵다.

제도 효과를 두고도 평가가 갈린다. 한 대학 연구팀이 지난 5월 토론회 발제문에서 내놓은 분석을 보면 데이터 안심옵션 개편의 혜택 대상은 전체 이동통신 이용자의 13%에 그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지난 5월 디지털네트워크법 제정안을 냈다. 실효성 부족을 이유로 정기 고지 의무를 없애고 계약 만료 때만 안내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반대쪽 성적표도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 5월 국회 토론회에서 영국 오프콤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최적요금 안내를 받은 이용자가 연간 평균 110파운드(약 19만원)를 아꼈다는 내용이다.

규제합리화위원회 심사가 끝나면 세부 고시안이 확정되고 3사의 첫 정기 고지가 시작된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통신정책 연구자는 지난 5월 국회 토론회에서 제도의 순기능을 짚었다. 그는 "현실적으로 자신의 이용 패턴에 적합한 요금제를 정확히 알고 있는 이용자가 적다"며 "최적요금제 고지제도는 숨은 요금 절감 여력을 발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