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나왔다가 오페라에 멈췄다"…대구국제오페라축제, 첫 무대

입력 2026-10-02 21: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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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오후 7시, 코오롱야외음악당서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
도시공원이 된 오페라 무대…관객 1만5천명 이상 추산

2일 오후 7시 달서구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시민들이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2일 오후 7시 달서구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시민들이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카르멘' 공연을 보고있다. 김세연 기자

선선한 가을 저녁을 맞아 대구 달서구 코오롱야외음악당 잔디광장을 찾은 시민들 사이로 익숙하면서도 낯선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무대 위에서는 오페라 가수들이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부르고 있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시민이 걸음을 멈췄고, 돗자리와 캠핑용 의자를 가져온 시민들은 잔디밭에 자리를 잡았다. 누워서 눈을 감은 채 음악을 듣는 관객도 눈에 띄었다.

2일 오후 7시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오페라 '카르멘'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리모델링으로 올해 축제는 대구 곳곳의 공연장을 무대로 삼는다. 그 첫 무대부터 오페라는 공연장 밖으로 나왔다.

이날 공연에는 지정석 1천 석이 마련됐고, 잔디광장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방됐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측은 당초 2만 명의 관객을 목표로 했으며, 이날 현장에는 1만5천 명 이상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공연 시작 전부터 앞자리에서 관람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하나둘 돗자리를 들고 나타났다. 무대가 시작되자 산책하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췄다. 오페라를 보기 위해 일부러 공연장을 찾은 관객과, 우연히 산책길에서 공연을 만난 시민이 한 공간에서 음악을 즐겼다.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김진섭(43) 씨는 "아이들과 오페라를 들으며 자유롭게 감상평을 나눌 수 있어서 좋다"며 "산책을 나왔다가 아는 노래가 나와 팸플릿만 받고 자리를 잡아 듣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관객 안도경(20) 씨도 "원래 오페라에 관심은 없었다"라며 "친구들과 치킨 먹으러 왔다가오페라를 배경음악처럼 들으니 고급 여가를 즐기는 것 같고 좋았다. 다음엔 공연장도 가보고싶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추경호 대구시장과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김승수·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지난 23년간 지속하면서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자부심이자 대표 문화예술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며 "개막작 '카르멘'을 야외무대에서 선보여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다양한 무대가 대구 곳곳에 펼쳐지며 도시 전체가 오페라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이날 '카르멘'을 시작으로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올해 축제에서는 '투란도트: 박물관의 수수께끼', '마술피리', '양촌리 러브 스캔들', '미인' 등 다양한 작품이 대구학생문화센터와 수성아트피아, 아양아트센터,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에서 관객을 만난다.

2일 오후 7시 달서구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시민들이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2일 오후 7시 달서구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시민들이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카르멘' 공연을 보고있다. 김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