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0분 걸리던 업무가 1초로…대구 제조기업, AI 활용법 찾는다

입력 2026-10-12 14: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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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공 AX 혁신포럼서 기술·현장 경험 공유
업스테이지·두산로보틱스, 단계적 도입 강조
대홍코스텍, 직원 주도 사무 자동화 성과 소개

지난 1일 오후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지난 1일 오후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대구 광역 산학연협의체 AX 혁신포럼'에서 김기환 대홍코스텍 대표가 사례 발표를 하고 있다. 정우태 기자

인공지능(AI)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지만 지역 산업계의 활용은 아직 확산이 필요한 단계다.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막막한 기업들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역 제조기업과 AI·로봇 전문기업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인공지능 전환(AX) 방안을 모색해 눈길을 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지역본부는 지난 1일 호텔인터불고 만촌에서 '대구 광역 산학연협의체 AX 혁신포럼'을 열었다. 산업단지 입주기업과 산·학·연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업스테이지와 두산로보틱스, 지역 기업 대홍코스텍이 활용 전략과 도입 경험을 소개했다.

윤영수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지역본부장은 "AI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이 원가를 절감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AX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기업이 성장 가능성도 높은 시대"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문제부터 찾고, 제조현장에 맞게 적용해야

최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완벽한 준비보다 빠른 시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회사 전체를 바꾸려 하기보다 해결이 시급한 업무 한두 가지를 선정해 성과를 확인하고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AI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꼽히는 업스테이지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와 문서 분석 AI 기술을 개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해 대기업과 경쟁 끝에 최종 후보에 올랐다. 또 포털 사이트 다음을 인수했고 대구의 스타트업 타임리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AI가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자료를 찾고 분석해 보고서까지 작성하는 '에이전트'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 내부 시스템과 연결하면 반복적인 문서 처리뿐 아니라 생산·납기 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AI가 정확히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문서와 엑셀에 흩어진 정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면 잘못된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협력사의 생산·납기 자료를 분석해 지연 요인을 찾거나 공사일보에서 공정 상황을 파악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직원에게 유료 AI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의 핵심 업무를 개선해야 투자 효과도 확인할 수 있다. 경영진이 직접 사용하고 문제 해결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조정안 두산로보틱스 수석은 인력난과 반복 작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피지컬 AI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조 수석은 "기존 공장 배치를 크게 바꾸기 어려운 중소기업도 공정에 맞춰 도입하고 작업자를 보조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부품 투입·배출, 박스 적재, 검사·연마 등의 사례를 소개한 조 수석은 로봇의 역할이 AI와 결합하면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자동화에서 작업 대상을 인식하고 경로를 판단하는 자율화로 발전한다는 설명이다. 제조현장에 필요한 숙련 작업을 구현하는 것이 향후 기술 개발의 핵심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홍코스텍 AI 도입 사례. AI생성 이미지
대홍코스텍 AI 도입 사례. AI생성 이미지

◆대홍코스텍이 보여준 가능성…사무실에서 시작한 AX

대구의 강소기업 대홍코스텍의 사례는 전문 개발자가 없는 중소기업도 일상적인 업무에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기환 대홍코스텍 대표는 "업무 효율을 10% 높이자는 목표로 AI 활용에 나섰지만 처음부터 복잡한 생산 업무에 접근하다 수개월간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전환점은 업무를 잘 아는 직원들이 필요한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기 시작하면서 찾아왔다. 원하는 기능을 말이나 글로 설명해 AI의 도움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바이브 코딩'을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거래업체 및 재고 목록통합은 업무 효율화의 첫 단계였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매일 여러 업체에서 받은 파일을 하나의 엑셀로 합치던 작업을 자동화했다. 지정된 폴더에 파일을 넣으면 통합 자료가 만들어져 약 10분 걸리던 작업이 1초 수준으로 줄었다"고 했다.

외주창고 재고와 사내 전산자료를 대조하는 업무도 개선했다. 업체마다 양식과 표기가 달라 직원이 일일이 비교하던 자료에서 불일치 항목을 자동으로 찾아내도록 한 것. 수입 관련 서류와 판매 물품을 대조하는 작업은 약 1시간 30분에서 20초로 단축됐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직원들이 만든 도구는 사내 웹페이지에 모아 함께 사용하고 있다. 반복 입력과 자료 정리에 쓰던 시간이 줄면서 거래처의 이상 징후를 살피거나 업무 개선안을 고민할 여유가 생겼다. 향후 사무업무 부담을 3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했다.

이어 "로봇과 설비뿐 아니라 사무업무 자동화의 효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전문가 컨설팅과 함께 AI를 실제 활용한 중소기업이 다른 기업에 경험을 전수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