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논란과 그에 따른 불매운동에도 영화 '암살자(들)'이 다시 박스오피스 정상을 탈환했다. 전날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의 강력한 개봉 효과에 밀려 2위로 내려갔지만 하루 만에 순위를 회복한 셈이다.
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등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전날인 1일 하루 5만4천940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4만9천778명을 모은 '타짜: 벨제붑의 노래', 3위는 4만5천769명을 동원한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이었다.
'치이카와'는 국내 개봉일인 지난달 30일 12만2천여명을 불러모으며 '암살자(들)'을 2위로 밀어냈다. 그러나 개봉 첫날 화력이 빠지자 '암살자(들)'이 곧바로 다시 선두로 올라선 것이다.
'암살자(들)'의 최근 순위를 보면 즉각 재탈환 기록이 잇따랐다.
논란이 본격화됐던 지난 9월 28일 '타짜: 벨제붑의 노래'에 1천507명 차이로 밀려 2위가 됐으나, 29일 곧바로 1위를 되찾았다. 이어 30일에 '치이카와'의 개봉 효과에 밀려 다시 2위가 됐으나, 10월 1일 또다시 정상에 복귀한 것.
두 차례 모두 1위를 빼앗긴 바로 다음 날 정상을 되찾은 기록이다.
◆불매운동 확산했지만…흥행 그래프는 '급락' 대신 버티기
더 눈길을 끄는 건 영화 밖 상황이다.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내용을 두고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 등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일부 온라인 이용자들이 출연 배우가 광고하는 제품까지 거론하며 불매운동에 나서는 모습도 나타났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육영재단·박정희학술원도 제작진의 사과와 영화 상영 중단을 요구하면서 논란은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 박스오피스 숫자만 보면 불매운동이 영화의 흥행세를 단숨에 꺾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개봉 첫날부터 1위로 출발한 뒤 논란이 본격 확산된 이후에도 1·2위를 오가고 있고, 경쟁작의 신작 개봉 효과가 사라지면 다시 정상을 되찾는 흐름까지 나타나고 있어서다.
◆비판할수록 제목은 더 노출…'노이즈마케팅' 효과도?
그래서 역설적으로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따져볼 여지가 커졌다.
역사왜곡 논란부터 중국 자본설, 정치권의 국정감사 출석 요구, 불매운동, 상영 중단 요구까지 논란이 이어지는 동안 '암살자(들)'이라는 영화 제목 자체는 연일 정치·사회·연예 뉴스에 등장했다.
영화를 비판하기 위한 움직임조차 결과적으로는 작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논란인가"라는 궁금증을 자극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흥행을 논란의 효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추석 연휴 선점 효과와 유해진·박해일·이민호 등 출연진, 허진호 감독의 인지도, 경쟁작 상황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동시에 불매운동이 영화 흥행에 즉각적인 치명타를 입혔다는 흔적 역시 뚜렷하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