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보다 비싼 헌 차…국산 경차 캐스퍼·레이에 '중고차 프리미엄' 붙는다?

입력 2026-10-04 14: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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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대비 중고차 가격 100~200만원 더 비싸
수요 대비 공급 부족…"국산 경차에 웃 붙는 건 이례적" 평가

현대자동차가 엔트리 SUV 캐스퍼의 연식 변경 모델
현대자동차가 엔트리 SUV 캐스퍼의 연식 변경 모델 '2026 캐스퍼'와 '2026 캐스퍼 일렉트릭'을 15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26 캐스퍼 일렉트릭 외장.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캐스퍼와 기아 레이 등 일부 국산 경차에서 중고차 가격이 신차를 웃도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출고 대기기간이 1년을 넘기자 차량을 빨리 받으려는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면서다.

업계에선 출고 지연으로 일부 고급 수입차에나 붙던 '중고차 프리미엄'이 국산 경차 시장에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에 따르면 '더 뉴 캐스퍼 터보 인스퍼레이션' 올해 7월식 차량 한 대가 2천430만원에 매물로 나온 상태다. 같은 색상·옵션을 적용한 신차 가격은 2천175만원으로, 중고차가 오히려 255만원 더 비싸다.

주행거리가 있는 차량도 신차 가격을 웃돌고 있다. 1천700여㎞를 주행한 올해 1월식 차량은 판매가가 2천280만원으로 등록됐는데, 동일 조건의 신차 가격 2천125만원보다 155만원 높은 수준이다.

통상 자동차는 출고와 동시에 연식과 주행거리에 따라 가치가 떨어진다. 캐스퍼는 장기간 이어지는 출고 대기로 오히려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웃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새 차를 계약한 뒤 기다리기보다 웃돈을 주고 바로 차량을 받으려는 수요가 중고차 시장에서 형성된 것이다.

실제 차량 구매정보 플랫폼 카눈의 9월 예상 납기 정보에 따르면 더 뉴 캐스퍼 가솔린 1.0 터보의 출고 대기기간은 19개월에 달한다.

캐스퍼의 긴 출고 대기에는 해외 판매 확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캐스퍼는 현대차 자체 공장이 아닌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이 연간 5~6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GGM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5만8천400대를 생산한 데 이어 올해는 6만1천200대로 생산 목표량을 늘렸다. 하지만 캐스퍼의 해외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출 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수출 물량은 4만6천300대로 전체의 76%를 차지한다.

한정된 생산 역량 속에 해외 수요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소비자에게 공급 가능한 물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기아 레이도 비슷한 상황이다. 9월 기준 '더 뉴 레이' 모델 대부분 출고까지 1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기아 차종들이 최대 4~5개월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대기기간이 상당히 긴 편이다.

기아자동차 딜러 A씨는 "현재 레이 가솔린 모델은 출고까지 9~10개월이 걸리고, 전기차 모델은 1년 6개월 이상 소요될 수 있다"며 "유럽 수출 비중으로 국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이들 차량의 중고가에 이례적으로 프리미엄이 붙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