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주년 맞은 대구 10월 항쟁, 위령탑서 '80주기 추념식' 엄수

입력 2026-10-01 17: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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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주기 첫 '대통령 추도사'… "공권력의 비극 잊지 않고 명예회복 지속"
진실화해위, '4대 국회 보고서' 바탕 직권조사 추진 밝혀

'10월 항쟁' 80주기 및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76주기 합동위령제가 1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10월 항쟁-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엄수됐다. 사진은 헌화하는 모습. 김지효 기자

"오빠…오빠…우리 종팔이 오빠…"

해방 직후 일어난 최대 민중항쟁으로 평가받는 '10월 항쟁' 80주기 및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76주기 합동위령제가 1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10월 항쟁-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 앞에서 엄수됐다.

이날 단상에 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10월 항쟁 유족인 이용수 할머니는 헌화를 마친 후 한국전쟁 전후로 희생당한 세 살 터울의 오빠 이종팔 씨를 부르짖었다.

1946년 10월 1일 대구에서 촉발된 10월 항쟁은 미군정의 식량 정책과 친일 경찰 재등용 등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해방 후 첫 민중항쟁으로 평가된다. '쌀을 달라'며 부르짖는 이들 앞에서 경찰이 총을 쏴 노동자 두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민중은 분노했고,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됐다.

시위 확산 과정에서 미군정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진압에 나섰고, 대구경북에서만 7천500여 명이 검거되고 수천 명의 민간인이 적법 절차 없이 끌려가 희생됐다.

앞서 2010년 1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 조사에서 확인된 10월 항쟁의 대구·칠곡·영천·경주 지역 희생자만 60명이 넘는다. 진화위의 '대구10월사건 관련 민간인 희생 사건' 진실규명 결정 이후, 대구시는 2016년 '10월 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가창면에 희생자 573명의 이름이 새겨진 위령탑을 세웠다.

이날 추념식에는 10월 항쟁 유가족,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김동우 대구시 행정국장과 경산 코발트광산 유족, 제주 4·3 유족, 대전 산내 사건 유족 등 전국 각지 유족들과 정당 관계자 등 주최 추산 50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채영희 10월항쟁유족회 초대 회장(80주년 행사위원회 공동대표)은 "우리 아버지들은 포승줄에 묶여 골짜기마다 돌아가셨고, 가까운 경산 코발트 광산만 해도 뼈와 흙이 분리되지 않은 백골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며 "대구시 조례안이 통과됐음에도 여전히 10월 항쟁을 폭동이나 단순 사건으로 부르는 이들이 있어 안타깝다. 고통받아온 유가족들을 위해 10월 항쟁을 국가 기념일로 지정하고, 트라우마센터 건립, 역사 교과서 바로 수록,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와 진상규명, 피해 구제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대통령의 첫 추도사가 나왔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낳은 어두운 역사를 결코 잊지 않겠다"며 "희생자의 명예 회복과 유가족의 상처 치유, 그리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역사로 기억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국전쟁 전후 군경에 의한 대구경북 민간인 희생 사건 185건에 대해 조사 개시를 결정한 진화위는 이날 10월 항쟁 및 민간인 희생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 추진 계획을 밝혔다.

김산영 진실화해위원회 조사3과장은 "1960년 4·19 직후 작성된 '4대 국회 양민학살 보고서'에 약 5천700건의 피살자 신고가 기록되어 있으나, 기존 1~3기 위원회에 접수된 건수는 30~40%에 불과하다. 향후 2~3년에 걸쳐 4대 국회 보고서를 바탕으로 지자체 및 현장 주민 인터뷰 등 직권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10월 항쟁을 포함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사건 전반에 대한 직권조사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10월 항쟁 80주년을 맞아 오는 17일까지 진실규명·명예회복을 위한 학술대회, 국회 토론회, 정신계승 노동자·민중대회, 예술제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