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회장 직선제' 담은 농협법 개정안 처리 불발 (종합)

입력 2026-10-01 20:58:29 수정 2026-10-01 21: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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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재심사서도 이견 결론 못 내
선거비용·회장 권한 범위 쟁점…감사기구 감독권도 입장 차이
추가 논의 국감 이후 이뤄질듯

농협중앙회 본관. 매일신문 DB
농협중앙회 본관. 매일신문 DB

농협중앙회장 직선제와 외부 감사기구 설치를 골자로 하는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재심사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직선제를 둘러싼 여야 이견과 감사기구 감독권을 둘러싼 정부·농협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논의는 국정감사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1일 정치권과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농협법 개정안을 재심사했지만 주요 쟁점에 합의하지 못했다. 재심사는 다음 소위로 미뤄졌는데, 국감 이후에나 열릴 가능성이 크다.

개정안 논의 배경에는 중앙회에서 반복된 임직원 비위가 있다. 올초 농협을 대상으로 한 정부합동 특별감사에서는 공금 유용·특혜성 대출 계약·분식회계 등 110건이 적발됐다.

중앙회장 직선제를 놓고는 여야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측은 중앙회 회원이 개별 조합원이 아니라 법인인 회원조합인 만큼 조합원 개인에게 선거권을 주는 것이 법률상 맞는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수백억원으로 추산되는 선거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중앙회장 권한을 어디까지 둘지를 놓고도 의견이 갈린다.

감사체계는 정부와 농협이 감사 기능을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되 범농협 체계 안에 두는 방향으로 의견을 좁혔다. 하지만 감사법인의 형태와 운영 방식, 감독권을 놓고는 여전히 입장 차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합의 지점에 도달했다기보다는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며 "감사법인, 감독권 관련 절충안을 찾는 과정에서 이견이 컸다"고 말했다. 다만 "논의가 처음 시작됐을 때와 비교하면 여야 간 의견이 일정 부분 좁혀진 상태"라고 전했다.

지역농협 현장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대구의 한 조합 관계자는 "회장 직선제, 감사기구 독립 등은 전반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정무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조합의 한 간부는 "중앙회장 직선제는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 구조를 분산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며 "지금은 조합장들이 이권을 갖기 위해 중앙회장 눈치를 지나치게 많이 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중앙회장 직선제 요구는 수협과 산림조합 등 다른 상호금융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중앙회 권한을 분산하고 임직원 비위를 막으려면 조합장 투표로 중앙회장을 뽑는 현행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수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조합장 간선제에서 조합원 직선제로 바꾸는 수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간선제로는 전체 조합원의 의사를 대변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산림조합중앙회도 6월 조합장 총회에서 중앙회장을 뽑는 현행 방식을 조합원 직선제로 바꾸는 내용의 '미래혁신 과제'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