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 후 쇄신안 없어… 공무원 반발
"지역 사정도 고려 안 해"… 대구서 선거사무 개선 목소리
"선거사무 선관위가 책임져야" 주장
지난 6·3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촉발된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운영을 둘러싸고 공무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현행 선거사무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선거사무 동원을 거부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지난달 16일부터 오는 7일까지 '선거사무 거부 조합원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지역본부도 각 구청 대의원을 통해 서명을 받고 있다.
이번 서명운동은 지난 6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에도 선거사무 전반에 대한 쇄신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전공노는 "국정조사와 특검, 개헌 등 다양한 주장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개선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2027년 재·보궐선거나 2028년 총선에서도 현행 제도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 "지역 사정 몰라줘" 불만 고조
지방공무원들은 본업이 아닌 선거사무로 과도한 업무 부담을 떠안는다며 불만을 드러내 왔다. 투표 당일 오전 4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장시간 업무를 수행하는 데다 사전 교육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보물 작업 역시 지방 공무원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업무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구 한 구·군 공무원은 "사실상 선거가 있기 전 3개월 전부터 직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차출돼 업무가 마비된다"며 "말은 '동원'이지만 사실상 모든 일정에 필수 참석이라 부담이 크다"고 했다.
대구 지역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사무 운영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달성군 다사읍은 선거인 수가 5만명 이상에 달하지만 사전투표소는 한 곳만 운영돼서다.
김규환 전공노 대구지역본부장은 "사전투표소를 늘려야 한다고 수차례 전달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읍면동마다 1개소가 원칙이라는 입장이다"며 "동원된 공무원들이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업무를 이어가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했다.
선거사무에 동원된 직원의 업무 공백을 다른 직원들이 떠안는 문제도 불거진 바 있다. 지난해 5월 전공노 달서구지부가 제21대 대통령선거 선거사무 동원을 거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동원된 직원에게는 보상 수당과 휴일이 제공되지만, 자리를 비운 직원의 업무를 대신 맡은 미동원 직원에게는 별다른 보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 개선 안되면 거부운동까지
노조 측은 오는 14일 국회에서 열리는 선거사무 개선 토론회를 계기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서명운동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후 개선책이 나오지 않으면 선거사무 거부운동으로 대응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김규환 본부장은 "지방공무원의 고유 업무도 점점 복잡하고 많아지는데 선거사무까지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선거사무는 선거를 관리하는 기관이 책임지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