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축구 4연패, 야구 5연패
남녀 농구는 12년 만에 동반 우승
네 종목 모두 결승에서 일본 꺾어
인기와 부담은 비례한다. 야구와 축구, 농구는 국내 인기 스포츠. 하지만 최근 나란히 경기력 문제로 비판을 받았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이들 구기종목이 우려를 딛고 금메달 낭보를 전했다. 다들 결승에서 일본을 무너뜨리고 영광을 안아 더 눈길을 끈다.
◆남자 축구, 아시안게임 4연패 달성
또 만났고, 다시 이겼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일본과 결승전에서 맞붙은 건 3개 대회 연속.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2022 항저우 대회에서 한국은 모두 2대1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번 결승에서도 일본을 울렸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 출격, 일본을 1대0으로 꺾었다. 후반 16분 터진 엄지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적지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대회 4연패. 통산 최다 우승 기록도 7회로 늘렸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이 주어진다. 이미 병역 의무를 마친 이영준, 이승원, 김준홍을 제외한 20명이 수혜자.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은 경력이 단절될 염려 없이 활동할 발판을 마련했다. 2연속 은메달에 머문 일본은 안방에서 또 한국에게 무릎을 꿇었다.
3일 결승전은 팽팽한 승부였다. 전반 중반부터 후반 초반까지 일본의 빠른 플레이에 고전했다. 후반 16분 고대하던 골이 나왔다. 양민혁이 수비와 경합을 이겨내고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골키퍼의 손을 맞고 나온 공을 엄지성이 왼발로 해결했다.
남은 시간을 잘 버틴 한국이 환호했다. 아시안게임 한일전 6연승. 엄지성은 이번 대회 득점(4골), 도움(4개) 모두 1위에 오르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유럽 진출 후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양민혁도 결정적인 크로스로 4연패에 힘을 보탰다.
◆야구, 아시안게임 5연패 위업 이뤄
대회 개막 전까지 우려가 이어졌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최근 한국 야구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던 탓. 국내 인기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과 대만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예상도 적잖았다.
하지만 우려를 딛고 대회 5연패를 일궈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지난달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대회 야구 결승전에 출격, 일본을 3대1로 제쳤다. 이틀 전 일본과의 슈퍼 라운드 때 0대5로 참패한 것도 설욕했다.
대회 5연패. 2010 광저우 대회 때부터 이어온 업적이다. 가장 빛난 선수는 두산 베어스의 토종 에이스 곽빈. 지난달 21일 대만전에서 6이닝 동안 무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한 데 이어 결승에서도 6⅓이닝 4피안타 9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 우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이번 우승을 폄하하는 시선도 있다. 일본이 전원 '사회인 야구' 출신으로 선수단을 꾸린 탓. 하지만 일본 사회인 야구는 우리처럼 동호인들이 즐기는 무대가 아니다. 예전의 실업 야구에 가까운 모양새. 프로 무대에서 뛸 만한 선수들도 적잖아 우리 사회인 야구와 격이 다르다.
결승전은 접전. 곽빈은 일본의 공세를 잘 막았다. 일본은 25일 7이닝 무실점, 한국을 울렸던 히구치 신을 다시 선발로 냈다. 숱한 기회를 날린 한국은 1대1로 맞선 8회초 승부를 갈랐다. 김도영과 문보경의 적시타로 균형을 깼다. 불펜 필승조 조병현과 박영현으로 뒷문을 잘 막았다.
◆남·녀 농구, 강호 일본 꺾고 금메달
공교롭다.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는 '한일전'이 연거푸 벌어졌다. 그것도 인기가 많은 주요 구기 종목의 결승전에서 맞대결이 펼쳐졌다. 결과는 4전 4승. 상대 안방에서 한국이 모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축구와 야구에 앞서 농구에서 먼저 낭보를 전했다.
니콜라이 마줄스 감독이 이끈 남자 농구대표팀이 기선을 제압했다. 지난달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전에 출격해 일본을 67대57로 눌렀다. 이현중(27점 18리바운드), 이정현(14점 7어시스트)이 승리를 이끌었다.
초반부터 거친 몸싸움이 이어진 혈전. 한국이 주도권을 잡은 가운데 일본의 반격도 거셌다. 하지만 끝까지 투혼을 발휘한 한국이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다. 통산 다섯 번째 우승.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 자리에 다시 올랐다.
박수호 감독이 이끈 여자 농구대표팀이 뒤를 이었다. 대표팀은 지난달 26일 같은 곳에서 열린 결승전에 출전해 일본을 75대70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농구가 우승한 건 12년 만의 일. 한국 남녀 농구가 12년 만에 동반 우승 위업을 달성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결승 하루 전 한국은 큰 고비를 넘었다. 25일 220㎝ 센터 장쯔위를 앞세운 '만리장성' 중국을 꺾었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이변'을 일으켰다. 결승전도 마찬가지. 이해란(24점 9리바운드), 주장 강이슬(21점 7리바운드), 이소희(16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등이 고르게 활약, 일본을 꺾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