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호 칼럼] 특별검사와 공소취소

입력 2026-10-04 13: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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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검사는 특정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하기 위해 임명된 검사로, 고위 공직자 관련 사건이나 기존 수사기관의 수사로 공정성과 신뢰성이 의심되는 사건을 담당한다. 따라서 특별검사는 정치적 영향이나 외부의 간섭 없이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대통령, 국회, 또는 기존 수사기관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특별검사는 특정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존재하는 기관으로서 그 사건이 기소되고 재판이 종결되면 임무가 종결된다. 보통 특검법이 제정되면 1명의 특별검사에 3명 내지 5명의 특별검사보, 약 30명의 수사관이 1개 수사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 검찰, 경찰로부터 검사 또는 수사관을 파견받아 업무에 동참시키는 경우도 많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전고검 검사 신분으로 2016년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수사팀장으로 파견돼 수사 실무를 총괄 지휘했다. 한동훈 국회의원도 부장검사 신분으로 2016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대기업 수사, 특히 삼성 관련 수사를 담당했다. 특별검사가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근무시키는 것은 특검의 본래 목적과 독립성에 저해되는 일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는 일이다.

위와 같은 1회성 법률에 의해 임명되는 특검이 아니고 별도의 법률제정 없이 특별검사를 임명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특별검사의 임명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상설특검을 임명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상설특검을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 상설특검도 특정 사건의 수사, 기소, 재판이 끝나면 임무가 종료되는 것은 동일하다.

공소청법이 올해 10월 2일부터 시행되면서 검사의 직무는 공소 제기, 공소 유지, 영장청구에 한하고, 검사의 직접수사권은 폐지됐다. 그런데 특별검사는 별도의 법률상 수사기관으로서 특정 사건에 관해 독립적인 지위를 부여하고 있어 특별검사의 수사권은 폐지되지 않았다.

특별검사는 기존 검찰의 불신으로 인해 독립된 수사를 담당하게 하려고 국회가 법률을 제정해 임명한 검사인데 국회의 감독과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특검의 공정성이 도리어 의심받고 있다. 국회로부터 위임된 사건의 수사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한 수사와 구속영장 청구를 남발해 영장 기각률이 보통 사건의 서 너 배가 넘는다.

우리나라도 약 20차례 특검이 있었지만 국회의 감독 및 영향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입법권이 준사법권(수사권)을 행사하는 결과가 돼 삼권분립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 따라서 미국, 일본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폐지될 시점에 이르렀는데 이재명 정부에 이르러 오히려 4건에 4명의 특별검사를 임명해 특검을 남용하고 있다.

특별검사는 특정 사건에 대해 수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기소 여부를 결정하며, 기소한 사건의 공소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므로 특별검사에게 다른 검사가 기소한 기존 사건의 공소까지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특검의 목적에 반한다. 어쨌거나 특별검사는 범죄혐의가 있는 사건에 대해서 향후 수사를 개시하고 기소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개별 특검법에서 기존 사건의 공소취소를 특검 업무범위에 포함하면 형사소송법의 기본원리, 삼권분립에 위배될 소지가 많고 위헌법률이 될 가능성이 많다.

특별검사의 권한도 헌법상 권력분립의 원칙, 적법절차의 원칙, 법치주의, 사법권의 독립, 형사절차의 기본원칙 등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특별검사가 이미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관해 기존 공소를 취소하도록 하는 권한을 갖게 된다면, 법원에 계속 중인 형사재판에 입법부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법권을 침해할 소지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국회와 협조해 관련 특검법 중 기존 사건의 공소취소를 업무 범위에서 빼고 향후 사건의 조사에 한정하겠다고 말했다. 특검이 기존 사건의 공소를 취소한다는 것은 세계 역사상 없는 일이고, 법리상으로도 맞지 않는 일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위와 같은 결단은 국민의 의혹을 불식하는 잘된 조치이다.

황현호(전 부장판사, 동대구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